[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기아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비싼 모델의 가격을 마침내 공개했다. 그런데 영국인들의 의외 반응이 흥미롭다.
새롭게 선보이는 고성능 전기 SUV, EV9 GT는 영국 기준 82,185파운드(한화 약 1억 5,2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볼보 EX90 등 프리미엄 7인승 전기 SUV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비싼 수준이다.
기아는 EV9 GT가 브랜드의 신형 플래그십으로서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V9 GT는 7인승 기본 모델과 1,000파운드(약 170만 원)를 추가해 선택할 수 있는 6인승 버전으로 출시된다. 6인승 모델에는 2열에 전동 조절이 가능한 ‘캡틴 체어’가 적용돼, 3열 진입이 더욱 간편해진다.
EV9 GT는 앞바퀴 214마력, 뒷바퀴 362마력의 듀얼 모터를 통해 총 501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기존 GT-라인 대비 122마력이 더해졌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4.6초에 불과하다.
현대 아이오닉 5 N에서 처음 등장한 ‘가상 기어 시프트(Virtual Gear Shift, VGS)’ 시스템도 탑재됐다. 단순한 가상 사운드를 넘어, 실제 내연기관차처럼 가속 페달 반응과 소리를 정교하게 매핑했다. 계기판도 디지털 속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살린 원형 속도계를 선택할 수 있어 드라이빙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EV9 GT에는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LSD)과 기아 SUV 최초로 적용된 적응형 서스펜션이 더해져, 고성능 SUV다운 안정감을 확보했다. 여기에 대형 21인치 휠, 넓은 타이어,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까지 탑재돼 주행 성능과 승차감이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배터리는 기존 롱레인지 모델과 동일한 99.8kWh 용량이 적용되며,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대 200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10~80% 충전이 24분 내로 가능하다.
강력한 성능만큼 주행거리는 일부 감소했다. 기존 롱레인지 모델이 최대 504km를 주행할 수 있었던 반면, EV9 GT는 약 450km 이상 주행 가능 거리를 목표로 설정했다.
디자인 역시 EV9 GT만의 차별화가 돋보인다. 신형 범퍼와 EV6 GT에서 사용된 ‘애시드 그린’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됐으며, 실내 곳곳에는 네온 포인트, 앰비언트 라이트, GT 로고 등 전용 요소들이 배치됐다.
시트는 가죽과 마이크로 스웨이드를 혼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애시드 그린 컬러의 스티치로 스포티한 감성도 살렸다. 스티어링 휠에는 ‘GT 모드’ 전용 버튼이 마련돼, 원터치로 주행 모드를 극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한편, 해당 소식이 전해지나 영국에서는 "2톤이 넘는 무게에 이렇게 빠른 차를 만드는 건 자원 낭비, 돈 낭비다.", "이해할 수 없는 무의미한 패밀리 SUV다", "일반 AWD도 충분히 빨랐다.", "일반 EV도 충분히 빠르다. 도로는 느려지는데 차만 빨라지고 있다. 이건 멍청한 거다"라며 성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으나, 가격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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