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구글코리아가 자사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2.5(Gemini 2.5)' 기반 신기능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식 시연하며 AI 검색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구글은 20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제미나이 워크샵(Teach me how to Gemini)’을 열고, 글로벌 I/O 2025에서 공개된 최신 기능들을 국내 사용자들에게 직접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텍스트를 영상으로 바꾸는 ‘플로우’ ▲신형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4’ ▲영상 제작 AI ‘비오’ ▲실시간 카메라 연동 기능 ‘제미나이 라이브’ ▲AI 콘텐츠 진위 확인 기술 ‘신스ID 디텍터’ 등이 공개됐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특히 주목받았다. 이 기능은 카메라나 화면을 실시간 공유하면 AI가 사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을 즉시 인식하고 설명해주는 기술로, 모바일 기반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강조한다. 김기환 구글코리아 매니저는 “제미나이 라이브는 구글이 지향하는 차세대 범용 AI 에이전트 ‘아스트라(Astra)’로 가는 중간 단계”라고 설명했다.
제미나이의 연동 기능은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제미나이는 구글 지메일, 구글 캘린더, 구글 문서, 드라이브, 킵, 태스크, 유튜브, 유튜브 뮤직 등 구글 서비스와 연동해 사용자의 개인 자료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한다. 이를 테면 여행 계획을 짤 때 구글지도를 통해 최적화된 해외 일정을 짜주거나 우울한 날씨에 맞춰 유튜브 뮤직을 통해 노래를 추천, 선곡해준다.
이러한 통합성은 오픈AI나 앤스로픽 등 경쟁 AI 플랫폼이 따라오기 어려운 구글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Z세대의 AI 활용을 겨냥한 ‘2025 AI 챌린지’ 우수작도 함께 공개됐다.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협업해 기획된 이 챌린지는 Z세대(1997~2012년 출생)를 중심으로 AI의 활용 가능성과 제미나이의 실생활 접점을 소개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학생들의 영상에서는 제미나이의 여러 활용법이 담겼다. 편의점에 간 대학생이 여러 단백질바를 카메라에 비추며 “단백질이 더 높은 제품을 알려줘”라고 제미나이에 물으면 제미나이는 포장지를 인식해 스스로 제품을 검색하고 단백질 함량을 비교해준다.
팀 발표, 과제, 자료 정리를 일사천리로 수행하기도 한다. 영상을 제작한 대학생 모두가 "제미나이를 과제에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노진 학생은 "AI는 대개 노트북을 통해 사용하게 되는데, 제미나이 라이브는 모바일 접성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Z세대는 정보 탐색에 있어 '직접 검색'보다 '묻고 대답받는' 대화형 검색에 익숙하다. 이에 따라 전통 검색엔진의 사용률은 감소하는 반면, 챗GPT나 퍼플렉시티 등 AI 검색 도구의 이용률은 빠르게 증가 중이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점유율은 90% 아래로 떨어졌고, 2025년 4월 기준 89.65%에 머물고 있다. 반면 챗GPT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챗GPT는 77.97% 점유율로 AI 도구 1위를 차지했으며, 구글 제미나이는 33.23%로 3위에 그쳤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구글은 검색 엔진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AI 모드(한국 미출시) 및 AI 오버뷰를 도입하고, 일상 관리형 AI 에이전트로는 제미나이를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검색포털 네이버도 AI 기반 검색 서비스 ‘CUE’를 전면에 내세우며 세대 교체에 대응하고 있다.
제미나이의 성공 여부는 Z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방대한 앱 생태계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날 기자가 취재 20대 직장인 15명 중 8명이 “제미나이 사용 시 너무 많은 개인정보가 넘어가는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반면, 27세 직장인 이모 씨는 “AI가 나를 빠르게 이해하고 돕기 위해선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며 맞춤형 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조기조 강남대 명예교수는 “검색 시장은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것을 넘어 AI 기반의 ‘개인화된 지식 에이전트’로 진화할 것”이라며 “기존 검색 프로그램은 결국 AI 챗봇에 흡수·융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통해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닌, 일상 속 창의성과 생산성을 도와주는 ‘AI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환 매니저는 “제미나이는 사소한 불편부터 아이디어 실현까지 사용자의 일상을 돕는 AI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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