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딜사이트경제TV 개국 1주년 특별대담 '하반기 경제를 말한다'
◦진행: 황유하 기자
◦출연: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제작: 김준호PD
◦날짜: 2025년 6월 19일(목)
황유하=안녕하세요 딜사이트경제TV 개국 1주년 특별대담 "하반기 경제를 바란다" 진행을 맡은 황유하입니다. 2025년 상반기 시장은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강화하며 무역갈등 리스크가 다시 부상했고 국내에선 대선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가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증시는 유동성 회복과 정책 기대감을 발판 삼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 보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요. 오늘은 메리츠증권 이진우 리서치센터장님 모시고 하반기 증시 전망과 주요 이슈들 그리고 대응 전략까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상반기 글로벌 환경이 녹록지 않았던 건 분명한데요.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연초보다 꽤 상승하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금리나 유동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들이 많았던 거 같은데요. 상반기 시장의 흐름 어떤 요인들이 주된 배경이었다고 보시나요?
◇이진우=상반기에는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충격도 분명 존재했지만 우리 시장으로써 의미가 있는 것은 작년보다 좀더 나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배경으로는 지난 수년간 이어져왔던 미국의 예외주의, 미국이 모든걸 독식하는 구도가 균열을 보이고 있다는 것 때문에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자금의 흐름이나 산업의 주도권이 이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요. 딥시크 등의 등장으로 미국 이외의 저평가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황유하=상반기에 미국의 관세 비율 조정이 정말 잦았는데요. 한국은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보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복원이 시장에 주는 충격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전자처럼 가격에 민감한 산업은 직격탄이 우려되는데요. 업종별 영향과 대응전략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진우=상반기 관세 무풍지대가 주도 테마로 등극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조선, 방산, 화장품, 엔터 업종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조선은 미국의 LNG 수출 및 중국을 견제한 해군 강화 정책에 동조할 수 있어 오히려 트럼프 정권 수혜주로 꼽히고요. 방산은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 확대와 유럽 자력 방위 트렌드에서 수요 증가가 기대됩니다. 화장품의 경우도 K-뷰티의 인기와 가성비 경쟁력이 관세율 인상의 영향 상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엔터는 관세 부과의 직접적 대상이 아니며 미국에 대응한 중국의 친화 스탠스, 한한령 해제 기대 작용되고 있습니다. 즉 관세 피해가 없거나 이를 상쇄할 수 있고 글로벌 수요가 지속되는 업종의 경우 관세 우려는 선반영되어 있고, EPS 증가가 지속돼 주가가 훼손되지 않고 오히려 차별적 리레이팅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봅니다.
◆황유하=상반기엔 또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전쟁이 크게 일어났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인데요.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신용등급 강등이나 미국 연준의 스탠스 변화, 그리고 국내 정책 변수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습니다. 센터장님께서 보시기에 하반기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핵심 이슈 세 가지, 어떤 것들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이진우=관세에 대한 협상 과정이 진행되면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첫번째 이슈는 글로벌 교역 흐름입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IT 디바이스가 제조되는 베트남 등 제3국가에 대한 상호관세율도 중요한데요. 당장 4월 한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는 등 1~3월 관세 부과에 대비한 풀인(Pull-in) 수요 이후의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보편관세율 10% 수준에서 타협된다면 글로벌 증시 및 경제의 완만한 회복 지속 가능하다고 봅니다.
두번째는 미국 금리정책 방향과 글로벌 유동성입니다. 미국 경기는 둔화되고 물가는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계 속에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는데요. 바이든 정부 당시와 달리 현재는 베센트 재무장관의 재정 지출 축소 노력으로 재정의 경기 부양 영향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하반기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시 유동성 확대로 위험자산에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세번째는 국내 신정부의 정책 방향과 경기 부양책인데요. 6월 조기 대선 결과에 따른 당선자 정책 방향성에 증시 민감도 높을 예정입니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예상되며, 내수 진작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 등 경기부양책 강화가 추진될 가능성 높습니다.
◆황유하=얼마 전엔 또 무엇보다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많은 것들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경제 정책의 실질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는데, 이게 증시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이진우=상대 후보 대비 확장적 재정정책 기대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상생 금융, 노동권 보장, 신재생 에너지 선호 성향을 보면 말이죠. 먼저 미래산업 투자 확대로 반도체, AI 등 산업 전략은 대규모 투자로 인한 경기부양 및 성장률 제고가 기대됩니다. 해당 신산업 분야 기업들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는데요. 반도체, AI 등 관련주 주가 상승 모멘텀 기대됩니다. 단, 재정지출 확대는 국채발행 증가로 이어져 장기 금리·물가 상승 압력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자본시장 활성화 관련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적 증시 부양 의지 표명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진지수 편입시 대규모 해외자금 유입 전망되고요. 원화 강세 압력 및 시가총액 상승이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가 기대됩니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 강화로 투자자 신뢰 상승,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기업 평가 개선 요인으로 꼽힙니다. 단기적으로 일부 대기업 대주주는 경영권 방어 비용 증가 등 부담 발생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자사주 의무 소각', '자회사 중복 상장 제어' 정책이 부각되며 자사주 비율이 높고 자회사 사업가치가 존재하는 증권주와 지주사의 리레이팅이 기대됩니다.
◆황유하=앞선 정부에서 시작됐던 국내 증시 밸류업 제도가 현재 차기 정부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로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실질적 변화에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증시 활성화와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제도 개선이 시급할까요?
◇이진우=주요 선진국 사례를 감안해 상속세율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봅니다. 최대주주의 할증 평가 폐지, 가업상속 공제 대상·한도 확대, 밸류업 기업에 한해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유하=많은 분들이 밸류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와중, 밸류업 정책에 역행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오너 경영진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주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 같은 흐름은 밸류업 정책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센터장님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이진우=주주환원을 훼손하면서까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이벤트가 있는 경우 강한 페널티를 주는 등 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유하=최근 유상증자도 시장의 핫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많은 대기업들이 대규모 유증을 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많았습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연이어 정정 요구를 내는 등 경고를 보내고 있는데요.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 입장과 기존 주주들의 주가 희석 우려 사이에서, 이 흐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진우=한계기업이 다른 방식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유상증자에 대해 부정적 시선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주주가 납득할 수 있는 목적과 규모로 실행한다면 유상증자도 합리적일 수 있는데요. 최대주주가 참여하는 등 책임경영의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유하=이제는 공매도 얘기도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작됐던 공매도 전면 금지가 올해 끝났습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이후, 일부 성장주를 중심으로 단기 급락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시장 입장에서는 여전히 예민한 사안입니다. 공매도의 순기능과 향후 제도 개선 방향,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이진우=공매도 재개는 시장 충격을 유발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흡수되는 모습입니다. 공매도 재개 직후 코스피 지수는 일시적 변동성은 있었으나 추세적인 급락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대형 우량주의 경우 공매도가 부분 혀용되던 시기도 있었고 펀더멘탈 측면에서 건전했기에 재개 후에도 수급 충격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공매도 재개 자체가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요인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황유하=최근에는 환율까지 예측하기 힘든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화와 엔화 모두 널뛰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데요. 하반기 환율 흐름에 대한 전망, 그리고 투자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진우=원달러 환율 기준으로는 1360~1460원을 박스권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을 참고하면, 당시에도 5~6개월 간격으로 갈등 고조와 해소가 반복됐는데요. 이벤트 경계감은 즉각 반영하되, 정치 불확실성이 커서 이후에는 방향성 베팅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현재도 1차 충격이 발생한 레벨을 키 라인으로 박스권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입니다. 4월 초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일을 무역분쟁의 시작이라고 보면, 달러인덱스는 100, 원달러는 1420원이 키라인이며, 이를 중심으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황유하=마지막으로 투자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인데요.하반기 시장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지, 주목해야 할 업종이나 자산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진우=주도주에 중심을 두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에 대응하는 조선업과 같은 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수혜를 보고 있는 사업이라고 보고 있고요. 유럽에 대응하는 방산, 화장품과 미용이 하반기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법 개정이 진행된다면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증권주, 지주 등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황유하=네 오늘 긴 시간 동안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저희는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도 방향을 읽는 힘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기입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센터장님의 깊이 있는 분석이 시청자 여러분께 많은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딜사이트경제TV 개국 1주년 특별 대담 <하반기 경제를 말한다>, 황유하였습니다. 센터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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