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한국GM에 자동차 강판 첫 공급…미중 갈등 속 공급망 변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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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한국GM에 자동차 강판 첫 공급…미중 갈등 속 공급망 변화 신호탄

폴리뉴스 2025-06-13 12:03:44 신고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사진=연합뉴스]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현대제철이 한국GM에 자동차용 강판을 최초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협력과 경쟁'이 교차하는 새로운 공급망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단순 납품을 넘어, 현대자동차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간 포괄적 협력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9월부터 한국GM에 연간 약 10만 톤 규모의 자동차용 강판을 납품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기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위주로 공급망을 형성해왔으며, 한국GM과는 직접적인 거래가 없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를 단순한 신규 고객 확보 이상의 변화로 본다. 한국GM은 과거부터 중국 바오산강철(Baosteel)이나 포스코 등 국내외 다양한 철강 업체로부터 소재를 조달해왔다. 하지만 경쟁사인 현대차그룹 계열 철강사인 현대제철과는 전략적 이유로 협력을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특히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지정학적 공급망 리스크 증가가 기존 조달 전략에 변화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이 현대제철과 손을 잡은 배경에는 공급 안정성 확보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GM 입장에서 중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 및 규제 리스크는 주요 변수다. 실제로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인기 SUV 차량을 미국 시장에 대규모로 수출하고 있어, '탈(脫)중국' 조달 전략이 필요했다.

현대제철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과 안정적인 납기, 그리고 현대차그룹과의 통합된 R&D·물류 체계를 기반으로 빠르게 협상 테이블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급이 본격화되면 현대제철은 현대차 이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도 본격적인 공급을 개시하는 셈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체결한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의 실질적 결과물로도 해석된다.

양사는 당시 전동화, 수소에너지, 소재 분야의 공동 개발과 구매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양 회장은 오는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오토모티브 뉴스 포럼(Automotive News Forum)'에서 공동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어서, 이번 납품이 양사 협력의 상징으로 강조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GM이 소재 조달 측면에서도 협업을 시작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향후 전기차 배터리 소재, 경량화 부품 등 더 광범위한 공동 개발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철강업계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자동차용 강판 시장의 경쟁이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각 완성차 제조사가 장기 계약과 기술 제휴를 통해 공급망을 고정적으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전동화, 자율주행차 개발, 공급망 리스크 분산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새로운 거래 구도가 형성되는 추세다.

특히 현대제철은 고강도 핫스탬핑 강판, 초고장력강(UHSS), 전기차용 전자파 차단 소재 등 첨단소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GM의 전기차 생산에도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제철과 한국GM 간의 이번 자동차용 강판 납품 계약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거대한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미중 갈등이라는 외부 변수는 경쟁자 간 협력마저 이끌어낼 만큼 산업 구조를 흔들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GM이라는 양대 완성차 기업이 R&D, 조달, 생산에서 점차 협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은 향후 자동차 산업의 경쟁 지형을 새롭게 그릴 수도 있다. 또한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현대차 전용 철강사'라는 한계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 철강사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향후 공급 규모 확대, 전기차 전용 소재 공급 확대 등 후속 시나리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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