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텐센트가 자사 게임 부문 강화를 위해 넥슨을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내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게임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 이상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양쪽 모두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인수설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가격 산정 기준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9년에도 넥슨 인수를 한 차례 시도했던 적이 있다. 당시 창업자 일가가 보유했던 넥슨지주사(NXC) 지분 전량(98.64%)이 매물로 나왔다. NXC는 일본 증권 시장에 상장한 넥슨 지분 중 48.65%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때 일본 넥슨의 시가총액은 약 13조원 규모였다.
넥슨이 희망했던 매각 금액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1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텐센트가 평가한 가치는 약 7조~8조원 수준에 그쳤고, 결국 협상은 불발됐다. 판매자와 인수자의 온도 차가 뚜렷했다.
이날 기준 넥슨과 넥슨게임즈의 합산 시총은 약 23조원 규모다. 만약 이번 인수설이 사실이라면 텐센트가 넥슨에 대한 평가가치를 기존 시총 대비 61% 수준서 87%까지 대폭 올렸다는 것인데 현실성이 떨어진다.
창업자 일가 지분율이 98.64%에서 67.67%까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셈법은 더욱 맞지 않는다.
NXC 2대 주주가 기획재정부인 것도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기재부가 보유한 NXC 지분율은 29.3%다. 텐센트가 넥슨 지배력을 온전히 확보하려면 유가족 지분 외 기재부 보유 지분에 대한 추가 인수가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중’ 논란이 한차례 가중됐던 만큼, 정부가 굳이 중국업체에 국내 1위 게임업체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창업자 일가의 배당금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도 인수 성사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유정현 NXC 의장과 두 자녀는 재작년엔 80억원, 작년엔 18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각각 수령했다. 실제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 영위 중인 문화, 복지 등 기타 사업들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