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기아가 스팅어 GT 이후 이어온 가솔린 엔진 기반 GT 모델 계보를 사실상 마무리 짓는다. 이에 “쏘렌토와 카니발도 없어지나”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ㅡ
내연 기관 고성능 차, 곧 단종
ㅡ
호주 자동차 전문 매체 ‘카세일즈(Carsales)’는 최근 현대차그룹 오스트레일리아 상품 총괄 롤랜드 리베로와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그룹 전체가 점차 내연기관에서 멀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규제 대응과 브랜드 방향성 변화가 핵심이다.
리베로는 “N과 N-라인이 점점 전동화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라며,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는 모든 시장에서 강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아 역시 고성능 디비전인 GT에서 내연 기관 모델 대신 순수 전기차로 전환함을 암시했다.
하지만 리베로는 “연구개발 부서도 여전히 운전 재미를 책임감 있게 유지하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GT가 완전히 전기차로 넘어가더라도 내연 기관 모델 시절 감성을 없애지는 않을 것을 내비쳤다.
ㅡ
스팅어에서 시작한 GT, 결국 끝?
ㅡ
스팅어 GT는 기아가 만든 고성능 모델 중 가장 이례적이면서도 호평받은 차종이었다. V6 3.3리터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한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으로, 기아가 단순한 실용 브랜드를 넘어선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기아는 구형 K3 GT,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K5 GT와 같은 전륜 기반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며 성능 모델 라인업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K3 GT는 단종됐고, K5 GT도 기아에서 마지막 내연기관 GT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ㅡ
“고성능 전기차로도 감성 챙긴다”
ㅡ
많은 브랜드가 과거 전동화 전환 계획에서 한발 물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포르쉐는 오랜 기간 개발 중이라 밝힌 신형 전동화 718 모델 공개를 미루고 있다. 엔트리 SUV인 마칸도 일부 시장에서는 내연 기관 모델을 함께 판매 중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정반대 길을 택하고 있다. 판매 중인 차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서 비롯된다. EV6 GT는 폭발적인 가속력과 핫해치 감각으로 호평받고 있으며, 아이오닉 5 N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고성능 전기차 중 하나로 꼽힌다.
리베로는 “컴퓨터 기술 등이 가미되더라도 전동화 모델이 내연기관 모델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안심시켰다. 이어 “전 세계적인 흐름과 규제를 감안할 때, 내연 기관 고성능 모델은 사업성 측면에서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ㅡ
고성능 하이브리드도 준비 중?
ㅡ
기아가 가솔린 GT 모델을 단종시키는 것에 대해 일부 마니아층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는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EV9 GT가 이미 출시됐으며, 추후 EV3 GT와 EV4 GT도 등장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기아 GT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또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고려 중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리베로는 확답을 피했지만, 카세일즈는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N 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중 모델인 쏘렌토와 카니발도 곧 순수 전기차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정보에 따르면 탄소 중립화가 이뤄지는 2030년경까지는 현재 기조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김동민 기자 kdm@autotribune.co.kr
Copyright ⓒ 오토트리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