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되는 KBS '인간극장'에서는 <우리 집 '왕빠'>편이 그려진다.
경기도의 한 세무사 사무실. 밥때가 되면, 직원들이 손수 밥을 짓고, 사무실 한가운데 밥상을 차린다.
한솥밥을 먹는 이들은, 사실 한 가족이다. 첫째 송애경 씨(52)와 막내 대권 씨(40)는 세무사, 둘째 미경 씨(49)와 셋째 은경 씨(46)가 직원이다.
거기에 4남매의 어머니까지, 온 가족이 똘똘 뭉쳐 살아간다.
세무사들에겐 한창 바쁜 5월, 그 와중에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온 식구가 밭으로 달려간다.
고추, 가지, 호박, 고구마, 심는 종류도 다양한데 전부 셋째, 은경 씨가 직접 키운 모종들이다.
밭에만 나가면 해가 다 지도록 허리 펼 새가 없다는 가족일도 바쁜데, 죽을 둥 살 둥 농사를 짓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제주도 출신인 애경 씨 가족. 남의 밭을 빌려서 농사를 지었고,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했다.
어린 시절의 결핍 탓인지, 세무사가 된 후 악착같이 모아서, 밭부터 샀다는 애경씨.
뭐든 심고 거두어야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는 것 같다. 그런데 가난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건, 의지할 데가 없었다는 것.
늘 술에 취해있던 아버지는 툭하면 가족들을 때렸고 어머니도 4남매의 피난처가 되어주지 못했다.
자식을 품어주지 못한 부모님 대신 동생들의 기댈 언덕이 되어주고 싶었던 첫째, 애경 씨.
중학생 때부터 경운기 몰아가며 농사짓고, 가장 노릇을 했다. 동생들은, 그런 애경 씨를 왕초이자 아빠라는 뜻으로, ‘왕빠’라 부른다.
그런데 4년 전, 무쇠 같던 왕빠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갑상샘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고, 그해 십자인대가 끊어져서 또 수술대
에 올랐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마음까지 주저앉았는데 그때, 애경 씨를 일으켜 세운 건, 동생들.
우리도 다 컸다고, 그러니 이제 짐을 내려놓고, 당신의 인생을 살라고 가슴 따듯한 헌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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