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시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200조 원을 돌파했다. 정책 테마에 따라 지주사·배당·AI 관련 ETF가 강세를 보이며 자산운용업계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ETF 순자산 200조…2년 만에 두 배 성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201조2845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3년 6월 100조 원을 돌파한 지 불과 2년 만에 두 배로 성장한 수치다.
ETF 상장 종목 수 역시 빠르게 증가하며 984개를 기록, 연내 1000개 돌파가 유력하다.
◇이재명 정부 효과…직접 투자에 시장 ‘신뢰’ 자극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코스피·코스닥 ETF에 4000만원을 직접 투자하며 시장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다. 임기 중 추가로 6000만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도 공약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 및 ETF 투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는 정책적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 테마형 ETF 주목…지주·배당·AI 강세
정책 수혜 기대가 집중되는 테마형 ETF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지주회사 ETF’는 새 정부 출범일에만 140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으며, 5영업일간 총 299억원이 유입됐다. 주요 편입 종목은 한진칼, HD현대, SK, 두산, LG 등이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는 연초 대비 33.45% 상승해 국내 고배당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증시 활성화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증권’,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전날 하루 동안 65억원, 43억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KODEX 증권’은 국내 증권산업 핵심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주 단위 콜옵션 매도를 통해 연간 약 15% 수준의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배구조 개편, 상법 개정, 주주가치 제고 등 새 정부의 제도적 개선 흐름이 ETF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책 모멘텀’ 타는 업종은?…AI·금융·건설 우선
DB금융투자의 설태현 연구원은 정책 테마별 ETF 투자 전략을 제안하며, AI·반도체, 금융, 건설을 ‘정책 모멘텀 집중 분야’로 꼽았다. 반면 방산, 조선, 미디어·엔터, 소비재 등은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 정책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 중심의 ETF가 당분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미래에셋 2강 체제…ETF 전면전
ETF 시장의 성장과 함께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77.9조, 38.7%)과 미래에셋자산운용(67.4조, 33.5%)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신탁·KB·신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용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물론, 수수료 인하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규제 이슈 부각…금감원, 운용사 현장검사 돌입
ETF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리스크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운용사를 대상으로 합성 ETF 담보 자산의 건전성, LP(유동성공급자)와의 설정·환매 구조, 수수료 인하 구조 등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신속하게 시장 안정성 확보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에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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