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이라크전은 1년 뒤 여름 월드컵을 대비하는 좋은 예행연습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의 바스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9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 1위(승점 16), 이라크는 3위(승점 12)에 위치해있다.
이번 이라크전은 홍명보호에 중요한 경기다. 이라크를 상대로 패배하지 않으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이번 3차 예선은 각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고, 각조 3위와 4위는 따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본선 진출권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승점 1점만 추가하면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월드컵 본선에 오른다.
일단 한국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이라크는 지난 3월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주포 아이만 후세인과 핵심 센터백 레빈 술라카가 모두 경고를 받아 이번 경기 경고 누적 징계로 결장한다. 주전 라이트백 무스타파 사둔과 맨유 출신 유망주 지단 이크발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김민재만 제외된 한국보다 이라크의 전력 누수가 심각하다.
변수는 이라크 날씨다. 이라크 바스라는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에 육박하며, 열풍까지 불어 매우 덥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경기가 열리는 5일 밤 9시에도 기온이 30도를 넘어갈 걸로 예상된다. 만약 일찌감치 승부를 내지 못한다면 1990년대 초중반이 주축이 된 한국 대표팀이 체력적 어려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번 경기는 내년에 있을 월드컵 본선을 예비하는 무대로 활용 가능하다. 월드컵이 치러지는 북중미는 대부분 6월에 무더운 날씨를 자랑한다. 조별리그가 열리는 16개 도시 중 미국 도시가 11곳으로 대부분 미국에서 경기가 열린다고 보면 된다. 캐나다에서 경기를 치르는 소수를 제외하면 무더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월드컵의 예비 대회 의미도 있던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경기장 내에서 몇몇 온열 질환이 발생했다. 페루와 캐나다 경기에서는 부심이 전반 종료 무렵 하프타임 근처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경기가 열린 캔자스시티의 날씨는 섭씨 33.9도, 체감온도 38.3도에 달했다. 우루과이와 파나마 경기에서는 로날드 아라우호가 1999년생으로 젊은 나이임에도 탈수 증세를 호소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이라크는 미국보다 평균 기온이 높은 대신 습도가 낮다. 월드컵도 저녁 경기 위주일 걸 고려하면 비슷한 악조건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봐도 무방하다. 이번 이라크전에서 손흥민, 이재성, 황인범, 박용우, 조유민, 권경원 등 1990년대 초중반 선수들의 경기력으로 내년 북중미 월드컵 더위 변수가 대표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해볼 수 있다.
이라크전이 월드컵 본선행에 중요한 만큼 후보를 적극 기용하지는 못하겠지만, 상황이 허락한다면 젊은 선수들을 후반 이른 시간 교체하는 게 이라크전 승리와 월드컵 준비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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