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가 선수뿐 아니라 감독까지 슈퍼스타를 수급했다. 시모네 인차기 감독은 유럽 정상을 밟지 못한 채 중동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탈리아 명문 인테르밀란은 2024-2025시즌을 마무리한 직후 시모네 인차기 감독과 면담을 가졌고, 그 결과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인차기 감독은 사우디 강호 알힐랄로 부임하게 된다.
인차기 감독은 유럽에서 가장 능력 좋은 지도자 중 하나로 인정받아 왔다. 선수 시절 소속팀이었던 라치오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준수한 능력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다 2021년 인테르의 러브콜을 받고 팀을 옮겨 4년간 지도해 왔다.
인테르는 인차기 감독 부임 즈음부터 조금씩 선수단이 약해지고 있었다. 중국계 모기업 쑤닝그룹이 사실상 파산하면서 자금 투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1년 로멜루 루카쿠와 아슈라프 하키미, 2023년 안드레 오나나와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등 가장 비싼 선수들이 팔려 나갔다. 그럼에도 정상권 전력을 유지한 건 훨씬 적은 돈을 들여 하칸 찰하노을루, 덴절 뒴프리스,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얀 조머, 마르퀴스 튀람 등을 영입한 베페 마로타 CEO의 수완과 이들을 잘 활용한 인차기 감독의 전술 덕분이었다.
인차기 감독 아래서 인테르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1회를 따냈고 3위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코파 이탈리아 우승 2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수퍼컵)은 3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아쉬운 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였다. 2022-2023시즌에 이어 지난 시즌까지 두 번이나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한 번은 맨체스터시티, 한 번은 파리생제르맹(PSG)에 패배해 우승을 놓쳤다. 상대팀은 그때마다 3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인차기 감독이 마지막으로 지휘한 PSG전은 0-5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PSG전에서 속절없이 밀린 건 갈수록 나이들고 선수층이 얇아진 인테르의 현상황을 반영하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인차기 감독이 잔류하든 떠나든, 선수단에 큰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차기 감독은 구단을 통해 “네라추리(인테르 별명) 가족들에게 4년간의 여정을 끝내야 할 때라는 말씀을 드린다. 그동안 저는 모든 걸 바쳤다”며 “날 응원해 주신 수백만 인테르 팬들께 한 마디를 바치고 싶다. 여러분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 포르차(응원 구호) 인테르”라는 인사를 전했다.
마로타 CEO는 “솔직한 대화를 통해 오늘과 같은 결론이 났다”고 했다. 공격수 튀람은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뢰, 조언, 우리가 함께 한 순간과 그 감정들은 기쁨이었고 영광이었다. 행운이 함께하시길 빈다”고 작별인사를 전했다.
스타 출신 감독의 연쇄 이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테르는 새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데, 후보 중 한 명이 세스크 파브레가스 코모 감독이다. 지난 시즌 코모를 훌륭하게 이끌며 빅 클럽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파브레가스가 떠날 경우 코모는 새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스타 감독을 선호하는 코모는 다니엘레 데로시 전 AS로마 감독 선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밖에 인테르 선수 출신인 파트리크 비에이라, 크리스티안 키부 등도 후임 가능성이 있다. 인테르는 6월 중순부터 미국에서 진행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감독 선임을 서둘러야만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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