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야심 차게 선보였던 전기 G클래스가 출시 1년 만에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전기 G580(EQ 테크놀로지 탑재) 모델이 유럽을 비롯한 세계 주요 시장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전기 G580은 지난해 4월 처음 공개됐다. 당시 메르세데스는 전설적인 G클래스의 전동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 소비자 반응은 싸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메르세데스 관계자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딜러에 재고가 그대로 쌓여 있다. 완전히 실패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량은 약 2억 23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이며, 유럽 내 누적 판매량은 145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시장도 비슷한 상황인데 한국에서는 61대, 전기차 수요가 높은 중국에서도 58대 판매에 불과했다.
반면 내연기관 G클래스는 여전히 높은 수요를 기록하고 있다. 매체는 “내연기관 모델이 전기 모델보다 7배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두 모델은 외관상 큰 차이가 없지만, 소비자들은 전기차 특유의 제약과 사용성 문제 등으로 전기 G클래스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전기차의 구조적 한계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긴 휠베이스와 평평한 바닥 구조 덕분에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지만, 전기 G클래스는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해 이러한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여기에 전기차 특성상 차량 중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견인 성능이 떨어졌고, 미국 EPA 기준 주행 가능 거리도 385km에 불과해 실용성 면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럭셔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전동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남아 있다. 이들은 강력한 내연기관 엔진이 주는 전통적인 ‘럭셔리’와 ‘지위’의 상징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참고로 G550은 최근 V8 엔진 대신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하면서 성능과 상징성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메르세데스는 올해 초 전반적인 전기차 판매 부진에 대응해 순수 전기차 전략에서 한 걸음 물러서 내연기관 기술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출시 예정인 소형 G클래스 역시 전기 구동계뿐 아니라 내연기관 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전략 전환이 가능한 것은 소형 G클래스가 전기와 내연기관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MMA 플랫폼(신형 CLA에 적용된 구조)을 기반으로 설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모델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할 것이라는 기존의 업계 전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메르세데스가 유연한 제품 전략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더드라이브 / 관리자 speedx@naver.com
Copyright ⓒ 더드라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