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네 권의 소설을 남겼으면서 수많은 ‘제발디언’을 낳은 작가.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오가며 상실과 트라우마를 이제껏 없던 방식의 글쓰기로 탐구하는 W.G. 제발트의 문학 세계를 이해할 도움닫기 같은 책이 출간됐다. 1997년부터 제발트가 사망하기 직전까지의 심층 인터뷰와 평론가들의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었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나치가 아닌 체하는” 교수들을 뒤로 하고 망명한 경험, ‘산문 픽션’의 탄생 비화까지…인터뷰에는 “집단 기억 상실”에 걸린 듯한 조국 독일에 대한 제발트의 혐오와 좌절감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한강 작가가 “과거가 현재를 돕고 있다고,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고 했을 때 과연 제발트가 생각났다는 옮긴이의 안내는 ‘기억의 유령’이 실존하는 역사적 상상력의 세계로의 진입을 가능케 할 것이다.
■ 기억의 유령
W. G. 제발트 지음 | 린 섀런 슈워츠 엮음 |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펴냄 | 360쪽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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