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홈플러스의 사기성 채권 발행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둘러싼 내부 갈등과 최고위 인사의 이탈까지 겹치며 조직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자산 30조 원 규모를 운용하는 사모펀드 제국의 균열은 단순한 경영 차원의 문제가 아닌, 투자 철학과 조직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시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홈플러스 수사 본격화…MBK 김병주·김광일 직접 겨눈 檢
먼저 홈플러스 사태다.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최근 단기채권을 발행한 뒤 채무상환 유예를 검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사실상 사기성 자금 조달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고, 금융당국은 이미 일부 정황을 확보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병주 MBK 회장을 출국 정지 조치하고, 인천공항 입국 당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공동 창업자인 김광일 부회장도 출국 금지된 상황이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MBK 한국사무소도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을 받았다.
고려아연 M&A 실패와 최고위층 이탈…내부 불협화음 확산
내부 균열을 키운 건 또 있다.
MBK가 올해 초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며 업계와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영풍과 손잡은 인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와 중국 자본 연루설 등까지 휩싸이며 여론도 등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MBK의 차기 리더로 평가받던 핵심 임원 A씨가 전격적으로 사임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김앤장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11년 MBK에 합류해 씨앤엠, 지오영 등 대형 거래를 주도한 인물이다.
A씨는 M&A 전략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가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미국으로 떠났으며, 최근 국내 한 로펌 고문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운영의 민낯……거버넌스 개편 목소리 고조
일련의 사태는 MBK라는 개별 사모펀드를 넘어, 국내 PEF(Private Equity Fund) 운영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MBK는 차입을 기반으로 한 고위험 투자 구조를 고수해왔고,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통해 그 부작용이 현실화된 셈이다.
특히, 연기금 출자 제한, 수사 리스크, 내부 이탈 등 3중고가 겹치며 투자자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MBK 사태를 사모펀드의 구조적 문제로 보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내부 의사결정의 폐쇄성, 외부 규제의 사각지대, 책임 회피 구조 등 복합적인 문제가 드러난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제도적 감시와 거버넌스 개선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MBK는 과거 공격적인 투자로 업계를 선도했지만, 이제는 그 전략이 리스크로 되돌아오고 있다.
향후 검찰 수사 결과와 이에 따른 책임 소재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사모펀드 업계 전체의 방향성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