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소주전쟁'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독보적인 맛으로 전국을 평정한 국보 소주가 자금난에 휘청거린다.
국보 그룹 재무이사 표종록(유해진)은 365일, 매분 매초, 자나 깨나 회사만 생각하는 인물이다. 퇴근 후 동료들과 마시는 소주 한 잔이 인생의 낙이다. 회사가 매각 위기에 처하자 일선에서 투자사와 법무법인을 만나 위기를 벗어나려 애쓴다. 직접 소주 판촉까지 나서며 온 몸을 던진다.
국보 그룹 상황을 눈여겨보던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직원 최인범(이제훈)은 매각을 위해 종록에게 접근한다. 인범은 종록의 소주를 향한 사랑, 퇴근 후 동료들과 술 한 잔 나누는 것의 소소한 행복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렇듯 회사를 대하는 태도부터 생각, 목표까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소주 한 잔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종록은 스마트한 인범에게 오롯이 의지한다.
이런 가운데 매각 위기에도 골프나 치러 다니는 국보 그룹 석진우 회장(손현주)은 "무식하게 몸으로 부딪힌다"며 표종록을 무시하기에 이른다. 한평생 몸 바친 회사를 지키려는 종록과 회사를 삼키려는 목표를 숨기고 접근한 인범, '국보 소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국내 소주 양조장에서 1년간 출고된 소주는 약 23억 병, 성인 한 명당 매년 53병의 소주를 소비한 셈이다.(통계청 2021년 조사 기준).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소주는 영화, 드라마 등에 자주 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상황까지 왔다. 영화 '소주전쟁'은 이런 소주를 전면에 내세워 이를 지키고 삼키려는 자들의 이야기로 극적인 재미를 준다.
영화는 초반, 투자사와 법무법인 등이 등장, 매각 위기에 처한 회사 상황이 펼쳐지면서 다소 어둡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가운데 작품에서 유해진, 이제훈이 빈틈 없는 연기 호흡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는 신상 소주처럼 부드럽고 프레시하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손현주와 최영준, 바이런 만 등이 진짜 '소주'를 부르는 분노 유발 연기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회사가 잘 돼야 내가 잘 되는 거고, 회사가 힘들면 나도 힘들다" 라는 종록과 "회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버는 곳"이라는 인범. 영화는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회사'에 목숨 바치고, 무엇을 위해 일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지에 대한 질문에 묵직한 한 방을 날린다. 극장 문을 나설 때 포장마차에서의 소주 한 잔이 간절할 것이다.
소주처럼 씁쓸하면서도 달짝지근하다. 자신의 '삶'과 관련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뒤끝 있는 영화다. 극장 문을 나선 이후에 '숙취'가 있을 것이다.
30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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