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 최근 중국에 진출한 국산 게임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가운데 시프트업이 지난 22일 중국에 정식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케는 국산 서브컬처 장르 중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둔 게임으로 중국 출시 전 사전예약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기대를 모았다.
2022년 11월 출시한 니케는 먼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정체 불명의 적 랩처에 맞서 싸우는 인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매력적인 여성형 전투 병기 ‘니케’와 멸망의 위기에 몰린 인류의 흥미로운 이야기, 기존 모바일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게임 시스템이 어우려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월 니케의 누적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니케는 일찍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했으며 지난해 10월 판호(중국 내 서비스를 위한 식별번호)를 획득하면서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를 시작했다. 니케의 글로벌 유통사이자 시프트업의 대주주이기도 한 텐센트가 중국 서비스도 맡았다. 텐센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사이자 이미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 등 국산 게임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니케의 성공적인 안착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국산 게임들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과거 중국 게임 시장은 국산 게임들에게 기회의 땅이었지만 중국 게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이후에는 중국산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이 풀린 2022년 이후 중국에 진출한 국산 게임 중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 소수에 불과하다.
더욱이 니케와 함께 국산 서브컬처게임을 대표하는 블루 아카이브는 2023년 8월 중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는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서비스가 너무 늦게 시작됐다는 점이 꼽힌다.
일본 서비스 첫 출시로부터 2년 반, 한국 및 글로벌 서비스와도 1년 9개월의 시간차가 발생하면서 이미 많은 중국 이용자들이 해외판으로 게임을 즐겼다.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가 모두 노출되면서 중국 이용자들이 비용 지출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매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약점은 니케도 동일하게 안고 있다. 니케의 중국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와 2년 반의 시간차가 있으며 이미 많은 중국 이용자들이 글로벌 서버에서 니케를 플레이하고 있다. 콘텐츠 업데이트 일정 역시 전부 공개돼 있어 블루 아카이브와 마찬가지로 매출 면에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시프트업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니케 서비스를 글로벌 버전과 차별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판 니케는 상점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니케 캐릭터의 스킬 구성 등이 글로벌 버전과 다르게 설정돼 있으며 일부 콘텐츠의 편의성도 강화됐다. 특히 니케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받는 게임 시작 시 로딩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 것은 큰 개선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선정성에 대한 검열 기준이 높은 중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캐릭터들의 복식이 변경되고 일부 캐릭터는 아예 등장하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한편으로는 로딩 시간 단축과 편의성 업데이트를 중국 서버에만 적용하면서 기존 이용자들의 역차별 목소리도 높아지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니케의 중국 서비스가 초반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니케의 중국 일매출을 2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며 일부 불만 의견도 있지만 게임 전반에 대한 평가는 좋은 것으로 분석했다. 게임의 주 수익원인 캐릭터 뽑기 일정 노출 문제와 검열에 대한 우려도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해결됐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장기 흥행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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