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가 빛을 흡수할 때 일어나는 10억분의 1초 단위의 양자역학적 변화를 양자 컴퓨터로 성공적으로 시뮬레이션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과정은 광합성부터 태양전지, 빛을 이용한 암 치료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초가 되지만, 지금까지 기존 컴퓨터로는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거의 불가능했다.
호주 연구진은 포획 이온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알렌, 부타트리엔, 피라진 등 세 가지 분자의 빛 흡수 거동을 모델링했다. 핵심 기술은 기존의 큐비트 대신 '보손 모드'라는 원자 진동을 이용한 '혼합 콰디트-보손 시뮬레이션'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현실에서 펨토초 단위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1,000억 배 느린 밀리초 단위로 늦춰 관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효율성의 획기적 개선이다. 기존 양자 컴퓨터로 같은 시뮬레이션을 하려면 11개 큐비트와 30만 건의 오류 없는 연산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방법은 단일 레이저 펄스로 단일 포획 이온을 조작하는 것만으로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이 기존 양자 접근법보다 최소 백만 배 더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또한 분자가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개방형 시스템' 동역학도 성공적으로 시뮬레이션했다. 이온 환경에 제어된 노이즈를 주입해 실제 분자의 에너지 손실 과정을 재현한 것이다.
향후 20~30개 이온 규모로 확대하면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화학 시스템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신약 개발, 청정 에너지, 생명 과정의 근본적 이해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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