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갤러리 508은 현대회화의 독창적 영역을 개척해 온 작가 배준성의 개인전 ‘The Costume of Painter - On the Stage’를 오는 7월 30일까지 개최한다.
배준성은 비닐필름을 이용한 다중적 평면화 작업인 ‘The Costume of Painter’ 시리즈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은 작가다. 특히 입체감의 표현이 가능한 렌티큘러 작업을 통해 회화의 시각적 공간 확장성을 제시하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작가는 비닐이라는 특수 재료를 활용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동시에 표현하는 교차 이미지 회화를 구현함으로써, 전통회화에 운동성과 공간감을 부여해왔다. 이러한 시도는 회화를 단순한 고정 평면이 아닌 복합적인 시각 경험을 제공하는 현대적 창작물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된다. 그는 전통회화에 현대적 재료를 융합함으로써 고전과 현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회화의 확장성을 제시해왔다.
이번 갤러리 508에서의 전시는 이러한 확장의 흐름을 지나 작가가 새롭게 캔버스로 회귀한 작업인 ‘On the Stage’ 시리즈를 집중 조명한다.
‘On the Stage’는 평면 캔버스를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무대로 설정하고, 그 위를 붓과 물감으로 연출해낸 회화 작업이다. 이는 다양한 재료와 매체를 실험해온 작가가 회화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자신만의 양식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자, 작업적 일관성을 보여주는 시리즈다.
전통적으로 회화는 인물화와 풍경화로 양분되어 발전해왔으나, 배준성의 ‘On the Stage’는 풍경을 기본 요소로 삼고, 그 위에 인물, 동물 등 현실 세계의 다양한 구성요소를 더함으로써 명확한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몽환적인 화면구성과 현란하면서도 잔잔한 색채효과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릿해진 연극 무대의 한 장면처럼, 환상적인 시공간을 동화적으로 표현해낸다.
이번 시리즈 역시 ‘The Costume of Painter’나 렌티큘러 작업에서처럼 ‘현실과 가상이 만나는 세계’라는 작가적 모토를 이어오고 있으나, 비닐과 렌티큘러를 내려놓고 다시 붓과 캔버스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작가는 분명 ‘그리기’를 사랑하는 화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배준성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 세계는 국내는 물론, 파리 퐁피두센터, 루이뷔통 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 기관과 컬렉터들에게 소장되며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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