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축구협회 집행부에서 이뤄내고자 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했다.
2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김승희 전무이사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 전무가 취임한 뒤 처음 공식적으로 미디어와 마주하는 이 자리는 각급 대표팀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향후 새 집행부 정책 방향을 소개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제55대 집행부는 축구인 출신 전무이사 체제로 다시 전환됐다. 정몽규 회장은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의 경험에서 변화와 혁신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 고심 끝에 김승희(56) 대전 코레일 감독을 전무이사로 임명했다. 김승희 신임 전무는 명지대를 졸업하고 1990년 실업축구 철도청(현 대전 코레일)에 입단한 뒤 35년 동안 한 팀에서만 선수~코치~감독을 지낸 ‘원클럽 맨’이다. 정 회장은 국내 축구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K3리그 지도자로 위아래의 현장을 두루 잘 파악하고 있는 그를 협회 실무행정 책임자로 발탁함으로써 축구계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김 전무는 “밖에서 축구협회에 대해 건전한 비판을 했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축구협회 행정의 실무책임자가 되어 언론 앞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라며 “평생 실업 축구와 K3리그 현장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만 묵묵히 일해온 저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신 것 자체가 정몽규 회장님이 앞으로 축구협회와 국내 축구계 신선한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켜보라는 상징적인 요청이 아닌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무는 자신이 전무로서 이뤄낼 사항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정책 방향성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축구협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유소년 육성과 다양한 저변 확대를 통해 축구 산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하 김 전무 모두발언 전문.
대한축구협회 제55대 집행부 전무이사를 맡게 된 김승희입니다.
이렇게 많은 기자분들 앞에서 취임 공식 기자회견을 갖게 되어 감사하고도 두려운 마음입니다. 밖에서 축구협회에 대해 건전한 비판을 했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축구협회 행정의 실무책임자가 되어 언론 앞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평생 실업 축구와 K3리그 현장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만 묵묵히 일해온 저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신 것 자체가 정몽규 회장님이 앞으로 축구협회와 국내축구계 신선한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켜보라는 상징적인 요청이 아닌가 이해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합니다. 지난해 축구협회는 많은 팬과 국민의 질타를 받은 게 사실입니다. 아마도 축구협회 창립 이후 이렇게 거센 변화의 요구에 마주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그래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해나갈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현장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다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정책적 대의가 있는 부분은 끊임없이 현장을 설득해나가겠습니다. 일방이 아닌 양 방향으로 소통하겠습니다. 축구협회는 현장 지도자와 선수, 심판, 축구 산업 종사자, 팬들을 위한 서비스 단체라는 인식 아래 일해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둘째,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축구협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나가겠습니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동안 협회는 나름대로 열심히 그동안의 내부 기준과 규정에 맞춰 정당하게 일해왔지만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과 팬들의 눈높이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우리 협회가 앞장서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고 그런 과정에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서 무너진 팬과 국민의 신뢰를 차근차근 회복해나가겠습니다. 단숨에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끈기있게 지치지 않고 해나가겠습니다.
셋째, 유소년 육성과 다양한 저변 확대를 통해 축구 산업을 확장해나가겠습니다. 축구협회와 국내 축구계가 마주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대비하겠습니다. 인구 소멸, 지방 소멸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국내 축구계가 공통으로 떠안은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서 그래도 축구는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상대적인 기회를 살리고 선도 체육단체로서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점차 줄어드는 학령인구 속에서도 유망주를 길러내는 한국형 시스템을 만들고 동시에 축구를 즐기는 보통 사람들의 저변도 확대해 축구가 함께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축구 시장을 지속적으로 키워 좋은 인재들이 축구 산업의 현장에 유입이 되고, 그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을 확대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협회가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렵고 힘든 과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하나하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짜보겠습니다. 비록 제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국내 스포츠계, 체육계의 현자들에게 지혜를 청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국민 여러분들께 보고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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