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제주미술의 흐름을 되짚어보는 의미 있는 전시가 제주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미술협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공존의 결: 70년, 예술로 엮다’ 전시가 오는 30일까지 산지천갤러리와 예술공간 이아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협회 소속 24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 회화, 서예,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출품되어 제주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1955년 설립된 제주미술협회는 한국전쟁 직후 제주로 모여든 피란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출범했다. 이후 70년간 제주의 자연과 삶을 배경으로 한 독창적인 미술 문화를 형성해왔으며, 현재 약 320여 명의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중화, 이중섭, 변시지, 김창열 등 제주에 뿌리내린 작가들이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전시는 장소별로 성격을 달리해 구성됐다.
산지천갤러리에서는 서예와 문인화 등 전통 형식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한 전시가 열리며, 한글서예, 한문서예, 수묵화 등 제주미술의 기초적 뿌리를 돌아보게 한다. 예술공간 이아에서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동시대 미술 작품을 통해 오늘날 제주 작가들의 실험성과 비전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제주 작가들의 작품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세대 간의 시각과 조형 언어가 어떻게 공존하고 연결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시도다. 특히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작가들의 예술 세계가 하나의 흐름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점에서 제주미술이 지닌 공동체성과 연속성이 돋보인다.
송재경 제주미술협회장은 “이번 전시는 협회가 70년간 축적해온 예술적 시간과 작가들의 목소리, 그리고 세대 간의 조화로운 연결을 시각화한 자리”라며 “작품을 통해 미술의 본질적인 힘과 지역 공동체가 지닌 예술적 에너지를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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