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경제 분야'를 주제로 18일 열린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은 경제 활성화에 대한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하는 데 그쳤고 경제 침체 원인에 대해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이날 오후 8시 서울 상암 SBS스튜디오에서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두고 2시간 동안 토론이 이어졌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내수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단기 대책으로, 성장 동력 회복을 장기 대책으로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업 일자리 창출과 이를 유도할 규제 완화, 소상공인 금융 지원 등 채무 조정을 제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경제 성장을 위한 생산성 향상과 지역 경제 현실에 맞는 최저 임금 자율 조정제 도입 등을 강조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부자 증세를 내놨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언급한 호텔경제론을 두고 이재명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유세에서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의 예약금을 지불하고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는다.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한다.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 원을 환불받아 떠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돈 풀기식 괴짜 경제학을 말한다"며 "이것도 저것도 다 해주고 돈은 당겨쓰면 된다고 하는데, 재정은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호텔경제학이라는 이준석 후보 표현에 대해 "본인(이준석 후보)이 지어낸 말 아닌가"라며 "(호텔경제학은) 성장을 말하는 게 아니고 경제의 순환이 필요하다는 걸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설명한 것이다. 승수효과를 얘기한 것이다. 한번 쓰이느냐 두 번이냐 세 번이냐에 따라서 순환되면 (증가로 이어진다)"이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의 '전국민 AI' 공약에 대해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상용화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보급하려면 12조 원에 가까운 예산이 수반될 것이고, 자체 AI를 구축하겠다면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일이 되겠지만 대한민국 IT 산업이 갈라파고스가 되는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너무 비관적으로 본다. 개발에 집중해서 국민들이 최소한 전자계산기 쓰듯이 챗GPT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하겠다. 12조 원이 들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민주당 10대 공약인 노란봉투법, 반도체특별법의 주52시간 예외 조항, 주 4.5일 등을 두고 언쟁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그동안 정부가 노란봉투법에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대통령이 되면) 또 밀어붙일 것인가"라며 "이 노란봉투법은 헌법에도, 민법에도 안 맞다. 밀어붙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재고해야 하는 법안임을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법원 판례와 국제노동기구가 다 인정하는 법으로, 노란봉투법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권영국 후보도 "김 후보는 과거 노동운동의 상징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 법이 악법이라니. 노동부 장관을 어디로 해 먹었나"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 공약인 주 4.5일제 공약과 관련 "임금 감소 없는 주 4.5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건 결국 기업에 모든 부담을 전가하겠다는 것"이라며 실행 방안을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앞으로 우리가 점진적으로 타협을 통해 나아가야 한다"고 답했고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가 빠져 있고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도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원자력 발전소를 짓지 않고 어떻게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할 것인가"라고 했고,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가 환경론자들의 말에 너무 휘둘려 국가 대사를 판단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원전 안전 문제와 폐기물 문제 때문에 재생 에너지로 가는 대신 그사이에 섞어 쓰자는 '에너지 믹스'가 제 입장"이라고 답했다.
경제 침체 상황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 더불어민주당의 입법·탄핵 폭주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상대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0% 성장을 하는 데 대해 윤석열 정권의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감이나 죄송함을 느끼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는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책임도 매우 크다. 이 후보는 우리(국민의힘)가 뭐 하려고 하면 전부 반대를 한다"며 "기껏 만들어 내는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반도체특별법 이런 것 다 반대한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민주당의 쟁점 법안 단독 처리, 한덕수 전 국무총리·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 탄핵을 지적하며 "그러니까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 대통령의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민주당이) 이상한 법을 자꾸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이 뭘 막았다는 것인지 예를 들어보시라.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뭘 하려고 하면 정부가 다 반대했지, 정부가 하려는 것을 민주당이 막았던 기억은 별로 없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또 현 정부가 한 미국과 통상 협상에 대해 "무책임한 퍼주기"라며 "지금 정부 구성도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서두르나. 서두르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섬세하고 유능하게 준비하겠다. 수출 시장 및 품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문수 후보는 "트럼프와 (대선 후보 중) 가장 우호적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 한미 신뢰를 바탕으로 7월 8일 관세 유예 종료 전에 성공적으로 (협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미국과의 연대 공고를 위해서는 일본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권영국 후보는 미국이나 중국 어느 쪽에도 굽히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전이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최근 중국·대만에 관여 말고 '셰셰'하면 된다고 해 비난받았다. 너무 친중국적 입장이 아닌가"라고 말하면서 이재명 후보의 대구 유세 발언을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너무 단편적 생각이다.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대만과 중국의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저를 친중으로 몰아보려고 애쓰는데 매우 부적절하다.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 국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도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이 후보가) 계속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사드 철회 주장, 2023년 민주당 대표 시절 주한중국대사 협박성 발언에 침묵한 것을 언급하며 친중 공세를 몰아갔다.
이재명 후보는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에서 경제 동맹, 포괄 동맹으로 발전·심화시켜야 하는 게 기본 축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렇다고 완전히 '올인'해서는 안 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하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 팔면 8000~1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커피) 원가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고 한 발언을 두고도 언쟁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지금도 120원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하나의 예시다. 말에는 맥락이 있다. 커피의 원재료 값은 제가 말한 2019년 봄 정도에는 120원 정도가 맞다. 이는 인건비나 시설비 같은 게 감안되지 않은 것"이라고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이 시작되자 민주당은 '팩트체크'를 공지를 통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발언에 대한 '사실관계 및 내용'을 전달했고 이재명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추가 대응을 이어갔다. 주로 이준석 후보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정년연장, 청년세대에게 악영향' '(경제활성화 위해) 기업의 경제 현실에 맞게 최저임금 자율로 조정' '풍력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발전원이 아니다' '호텔경제학' '주4.5일 도입'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등의 내용이다.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도 '팩트체크를 팩트체크 한다'는 자료를 통해 "김문수 후보가 '노란봉투법은 헌법과 민법에 안 맞다'고 한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거짓이라고 한 것은 거짓"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도 토론 자료를 내며 대응했다. 이재명 후보가 외교 분쟁에 대해 '대한민국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동맹은 신뢰가 있어야 유지될 수 있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호텔경제학에 대해 논쟁을 벌인 데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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