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공론 벗어나 현장에 간 교수…'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프란치스코 교황 어록 = 김수근 편역.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3월∼2025년 4월까지 12년여의 재위 기간 남긴 약 600차례의 설교 중에서 특히 되새겨볼 만한 내용을 모아서 펴냈다.
해방 신학자인 저자는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서고자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주목하며 "우리는 가난과 싸워야지 가난한 사람들과 싸우면 안 된다", "가난 문제는 경제 문제가 아니라 신학 문제"라고 했던 교황의 말씀을 전한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깊은 울림을 남겼던 많은 발언도 소개한다.
세월호 리본을 달고 있던 교황은 누군가가 중립을 이유로 세월호 리본을 떼라고 권하자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 도착한 직후 "이 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거쳤다"고 한민족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라며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기도 한 저자는 교황이 선종했지만, 그의 가르침은 늘 인류와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강조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살아 있고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 (중략)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시대를 호흡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
동연. 348쪽.
▲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 사이토 고헤이 지음. 조승미 옮김.
도쿄대 대학원 준교수(부교수와 비슷함)인 저자가 2년간 열도 곳곳을 다니며 연구 주제가 될 법한 삶의 현장을 직접 체험한 경험을 책으로 엮었다.
마르크스 사상을 연구하는 저자는 우버이츠 배달, 재택근무(강의), 사슴 사냥 및 고기손질, 플라스틱 제로 생활에 도전하며 이론만으로는 다 알 수 없는 노동 현장의 고충이나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것의 어려움을 실감한다.
그는 또 학교 당국의 행정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제한당하는 현실에 학생과 함께 저항하고, 차별받는 외국인 노동자나 노숙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독자와 함께 생각하고자 한다.
오월의봄. 236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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