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장기간 업황 부진을 겪은 면세점 업계가 희망퇴직, 점포 폐점 등 경영 효율화로 1분기 흑자 전환 및 적자 폭을 줄이며 회복 기미를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3억 원으로 2023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분기 280억 원, 직전 분기인 4분기에 510억 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흑자 전환은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의 판매 비중을 낮추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 다이궁과 기업 간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이궁은 국내 면세업계 큰손으로 불리나 코로나19 당시 송객 수수료가 40%까지 치솟으며 면세점의 수익성 낮아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월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을 영업 종료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단체관광객 직접 유치 및 개별관광객을 상대로 한 마케팅 활동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황금연휴 기간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 중 특히 외국인 개별관광객 매출이 55%로 전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은 적자 폭을 줄이며 실적을 개선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영업손실 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수치지만 직전 분기 당시 영업손실 439억 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경영 효율화를 위해 비공개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같은 기간 매출 561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23억 원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적자 355억 원에서 크게 줄었다. 신세계면세점도 점포 효율화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지난 1월 관광객 감소 및 고정비 부담 등으로 부산점 운영을 종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난해 11월 근속 5년 이상 전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현대면세점은 올해 1분기 19억 원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억 원을 개선했다. 매출도 2935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2.1% 증가했다. 앞서 현대면세점도 지난달 적자 해소를 위해 시내면세점인 동대문점을 폐점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역센터점을 기존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부장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해 효율화에 집중했다.
면세점 업계는 효율화와 함께 개별관광객으로의 트렌드 변화에 따른 프로모션, 단독 브랜드 입점 등으로 수익성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 매장 단독 공개, 신세계면세점은 니치향수 브랜드 ‘본투스탠드아웃’를 단독 입점시켰다. 현대면세점은 모바일 픽업, 전자영수증과 같은 스마트 면세 서비스 및 무인 판매기 형태 '스마트셀러'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기반 소비자 편의성도 강화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올해 3분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비자 면제가 시행되는 만큼 수익성 높이기에 긍정적으로 기대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4만 860명으로 전체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만큼 비중이 크다. 지난 2월에는 면세 주류 기준도 기존 2병에서 무제한으로 완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을 시작으로 면세업계가 다이궁 의존 비중을 낮추며 수익성 위주 경영을 운영하는 기조”라며 “올해 3분기 한시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가 허용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업황의 완전한 회복은 아직 어렵다고 평가한다. 고물가 및 고환율이 길게 이어지며 소비 심리가 침체했기 때문이다. 공항 여객 수에 따라 산정하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도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고환율, 글로벌 경기침체, 임대료 부담 등으로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들 요인이 개선되면 수익성 회복까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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