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 ‘블루 아카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등 국산 서브컬처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서브컬처게임 개발 및 발굴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니케가 출시되고 2년 반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 아직 국내에서는 니케의 뒤를 이을 흥행작이 보이지 않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2월 일본에서 먼저 출시한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는 시즌 초기 여러 문제를 노출하며 위기를 겪었지만 게임 내 캐릭터가 호평을 받으면서 꾸준한 이용자 증가에 따라 지금은 일본 현지 서브컬처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 분석으로도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출시 4주년을 맞이한 올해 2월까지 전 세계 누적매출 6억5000만달러(약 9100억원)를 기록했다.
블루 아카이브의 뒤를 이어 2022년 11월 출시한 시프트업의 니케는 출시 한 달 만에 1억달(약 1400억원)러의 매출을 올렸고 10개월 동안 누적 매출 5억달러(약 7000억원)를 넘어서면서 국산 서브컬처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이후 국내 게임 시장에서 비주류 장르였던 서브컬처게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블루 아카이브와 니케 이전에도 국산 서브컬처게임은 꾸준히 출시돼 왔지만 매출 면에서 주류 장르로 올라서지는 못했다. 이 이전까지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서브컬처게임은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에서 수입된 게임들이었다. 니케 성공 이후 신작 서브컬처게임들이 다수 공개되기는 했지만 흥행 면에서 블루 아카이브와 니케에 근접한 게임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서브컬처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브컬처 콘텐츠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서브컬처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은 좋아하는 대상에 깊이 몰입하며 비용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서브컬처게임의 흥행 요인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용자를 모으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잡아두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블루 아카이브와 니케 외에도 관심을 받은 게임들은 있었다. 일부 게임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출시 전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 초반 많은 이용자를 모으고 흥행에도 성공한 게임들은 종종 있다. 하지만 초반 인기가 장기적으로 유지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서브컬처게임의 가장 중요한 흥행 요소인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 시장은 팬덤 문화와 유사하다. 이용자들은 애정을 가진 게임과 캐릭터를 장시간 게임을 즐기고 관련 상품을 사기 위해 쉽게 지갑을 연다. 많은 이용자들이 애정하고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서브컬처게임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출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던 블루 아카이브의 반등도 특정 캐릭터와 이벤트 스토리의 업데이트가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 아카이브의 또 하나의 강점은 스토리에 있다.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은 일본 사이게임즈의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와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가 호평받으며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올 수 있었다.
니케의 인기 요인도 마찬가지다. 니케는 서비스 초반 미려한 캐릭터 디자인과 선정적인 요소가 더 주목을 받았지만 흥미로운 스토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장기 흥행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그 캐릭터들이 활약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는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올해도 하반기에도 다수의 국산 서브컬처게임들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호연’을 출시하며 라인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넷마블의 ‘몬길: 스타 다이브’,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스오더’, 스마일게이트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하이브아이엠의 ‘오즈 리라이트’ 등이 쉽지 않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가 게임 시장의 주류 장르로 떠오르면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좋은 캐릭터와 스토리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눈이 높아진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서브컬처게임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나 차별화된 게임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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