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향의 문화산책31]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히라야마가 읽던 책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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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향의 문화산책31]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히라야마가 읽던 책 『나무』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5-18 07:43:31 신고

  '강백향의 책읽어주는 선생님'     

 "나무란 이처럼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다...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나무가 숨긴 감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등나무꽃, 수레국화, 오동나무꽃, 아카시아꽃 만발이다. 어디서든 연두빛 잎들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불쑥 나타나는 요즘에 읽기 적당하다. 가문비 나무는 죽은 나무를 뚫고 나오고, 편백나무는 8월에 기상이 높고, 단풍나무는 그물손으로 아름답고, 나무를 사랑하는 고다아야(1904~1990)의 차분한 이야기를 같이 읽으며 나무를 대하는 자세를 배운다.

​ 빔벤더스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 에서 히라야마는 일과를 마친 저녁 말끔하고 고적하게 책을 읽는다. 어떤 책을 읽든 그의 마음이겠거니 싶지만, 그중에 눈에 들어왔던 책은 바로 『나무』다. 고다 아야는 저평가 되었다며 책방 주인이 한마디 거들던 장면도 기억난다. 책을 읽으니, 나무에 이는 바람이나 햇살을 바라보며 저녁마다 고요하게 책읽던 히라야마의 눈빛이 더욱 이해된다.

​ 무엇보다 나무를 이야기 하는 방식이 새롭다. 호기심과 감정을 담고, 생태를 살피며, 작가의 삶과 태도로 연결한다. 마냥 좋기만한 나무들의 변화를 새삼 곱씹어 생각해보고 그 안에 나를 비추어보는 방식이다. 나도 좀 더 천천히 바라보고 생각하며 나무를 봐야겠다. 나무 얘기를 늘 해주던 고다 아야와 아버지 사이의 등나무이야기 장면처럼. 뭉클한 이야기였다.

​ 저자의 삶이 흐르는 나무 이야기는 결국 나의 이야기로도 이어진다. 기억하는 나의 나무가 있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나도 떠올려봤다. 출근길에 잠시 차를 세우게 하던 골프장 앞의 겹벚꽃 나무, 엄마집 가는 길가에 혼자 우두커니 서있던 복숭아 꽃나무, 광교저수지 물가에 자라는 봄 버드나무, 연무대 성곽길 은행나무...내게도 애정하는 나무들 이야기가 있다.

​ 친구들과 하루밤 자면서 함께 보고 좋았던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는 엉성하게나마 책도 같이 읽는데 다음 책으로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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