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FIFA 평의회에 2시간 17분이나 지각하자 유럽축구연맹(UEFA)이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사안을 비판했다.
16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UEFA는 인판티노 회장이 ‘사적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해 파라과이에서 열린 FIFA 평의회에 지각한 것을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해왔다. 둘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3일 전에 그의 자택에 초청돼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 대해 논의했다. 취임식 하루 전 열린 승리집회에도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승리집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FIFA 회장인 나와 FIFA를 언급한 건 대단히 놀라운 영광이자 특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의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해 “나와 훌륭한 우정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축구는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Make America Great Again)뿐 아니라 전 세계를 축구로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최근에도 인판티노 회장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클럽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속적으로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 FIFA 평의회 당일에도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중동 지역을 외교 순방했으며, 그 때문에 10시 30분에 시작한 FIFA 평의회에 2시간 17분이나 지각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정치, 경제 분야의 세계 지도자들과 중요한 논의에서 축구를 대표해 참여했다’라는 취지로 지각을 감수하고라도 해야 할 일이 있었다고 강조한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UEFA는 인판티노 회장에게 설득되지 않았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을 비롯한 유럽 대표단은 휴식 시간 동안 일종의 시위를 벌였다. FIFA 평의회가 재개된 후에도 UEFA 관련 좌석들은 비어있었다.
회의 이후에도 UEFA는 공식 성명으로 인판티노 회장을 비판했다. UEFA는 “FIFA 평의회는 세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 중 하나로 211개국이 모여 전 세계 스포츠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논의하는 장”이라며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마지막 순간에 일정을 변경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인판티노 회장이 FIFA 수장으로서 FIFA 주관 행사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UEFA뿐 아니라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대표단 또한 조기에 회의장을 떠나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인판티노 회장이 최근 2030년 월드컵 64개국 참가 확대 조짐을 보이자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단체들이기도 하다. 관련해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롬 FIFA 사무총장은 “FIFA는 UEFA 및 유럽 회원국들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며 “인판티노 회장은 중요한 문제들을 처리해야 했다며 지각 사유를 설명했다”라고 중재에 나섰다.
사진= 잔니 인판티노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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