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신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투자심리가 밝아지고 급격한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는 연착륙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바뀌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진행된 것으로 응답자의 75%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무역 회담 발표 전 응답 결과를 제출했다.
13일 공개된 조사결과는 지난달의 극단적인 약세 심리에서 명확한 반등을 보여줬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급락했다. 현재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펀드매니저는 1%로 지난달 42%에서 크게 줄었다.
반면,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4월 37%에서 이달 61%로 급증했다.
경제 경착륙 우려는 26%로 줄었다. ‘노 랜딩’(no landing·경제가 침체나 소강 상태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하는 것)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3%에서 6%로 소폭 늘었다.
응답자 가운데 59%는 여전히 향후 글로벌 성장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4월 82%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다.
그러나 BofA는 투자자들이 미래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긴장이 지금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최대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약한 투자심리 지표가 고통을 예고하자 암울한 올해에 대비해왔다.
하지만 BofA는 경기침체가 단순한 우려에 그친다면 주식시장이 두 자릿수로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BofA는 질적이면서 주관적 정보를 담은 소프트데이터에 포함된 투자심리와 실제 경제상황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실제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는 역사적으로 증시의 대규모 랠리를 촉발하는 요인이었다.
BofA는 "지난 70년 동안 미 공급관리협회(ISM)에서 집계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민간 경제조사단체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했으나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 미 주가는 이후 12개월간 17%, 신용시장은 8% 상승해 장기 평균을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나리오가 발생할 여건은 현재 갖춰져 있다.
4월 ISM PMI는 두 달 연속 수축해 48.7로 떨어졌다. 이는 제조업 부문에 대한 약세 전망을 시사한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높은 관세 불확실성과 불안한 비즈니스 환경을 문제로 지적했다.
소비자신뢰지수도 암울하다.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급락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향후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프트데이터는 낮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 달러화 안정, 좁아진 신용스프레드, 인플레이션을 능가하는 임금 상승 등 강력한 하드데이터와 상반된다.
이에 대해 BofA는 "약세 설문조사와 강세 현실 간의 사상 최대 격차"라고 평가했다.
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주말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 임시 관세 휴전에 합의한 이후 더 많은 전문가들이 공유 중인 견해다.
경기침체 공포를 부추긴 핵심 위험 요소는 미중 무역전쟁이었다. 그만큼 긴장 완화는 불안에 떠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하게 나왔던 것은 관세 혼란에 앞서 급증한 수입 때문이었다. 경제학자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BofA는 2분기에 GDP 성장률이 2%로 반등하고 최종 수요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대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침체를 피하고 연간 17% 상승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9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BofA는 무역 협상 진전, 감세 및 규제 완화로 정책 전환, ‘온쇼어링’(onshoring·자국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능을 수행하는 것) 등이 여름 증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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