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발표한 10대 공약이 각기 다른 국가 운영 철학과 방향성을 드러내며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복지 확대와 검찰 개혁,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친기업 성장 전략,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권한 분산형 정부 개혁을 중심에 두고 공약을 구성했다.
◇권력구조 개편…‘민주주의 회복’ vs ‘힘 빼는 대통령’
이재명 후보는 계엄권 통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 직접민주주의 확대를 강조하며 민주주의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효율적인 실무정부를 강조한 권한 분산형 개혁안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행 19개 정부 부처를 13개로 통폐합하고, 안보·전략·사회 부총리를 신설하는 ‘3부총리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 권한 분산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정부 주도형 성장 전략을 중심에 뒀다.
◇경제 전략…AI·세금·규제 개혁으로 노선 갈려
세 후보 모두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주요 경제 공약으로 삼았지만 방식은 달랐다. 이재명 후보는 AI 예산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확대해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문수 후보는 100조원 규모 민관합동 AI 펀드를 조성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국무총리 산하에 ‘규제심판원’을 신설해 기준국가제에 따른 규제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제 정책에서도 노선이 갈린다. 김 후보는 법인세·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산업용 전기료 인하를 통해 기업의 투자 유인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방정부에 법인세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지역 중심의 경제 자율성을 강조했다.
◇청년·주거 정책…직접 지원 대출 vs 주택 공급 모델
청년 공약에서도 후보들의 방향이 뚜렷하게 갈린다. 김문수 후보는 결혼 3년, 첫째 3년, 둘째 3년 주거비 지원(3·3·3 정책)을 바탕으로 매년 10만가구의 청년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후보는 만 19세~34세 청년에게 최대 5천만 원까지 연 1.7% 고정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 중심 지원책을 내세웠다. 이재명 후보는 기초연금 확대, 의료 돌봄 강화를 중심으로 한 복지형 청년 정책에 집중했다.
◇노동·복지…노란봉투법 vs 규제 유연화
노동 정책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이재명 후보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주 4.5일제 도입 등 노동자의 권리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문수 후보는 주 52시간제 유연화, 기업 중심 노사제도 정비를 강조했고, 이준석 후보는 지자체가 최저임금을 ±30%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최저임금 차등제를 제안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간병비 공공분담, 통합 돌봄 등 공공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 반면, 이준석 후보는 연금 구조를 신·구로 분리해 확정기여형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임신·육아·장애인 돌봄 강화와 의료시스템 재건을 강조했다.
◇교육·국방·과학기술 분야도 뚜렷한 차이
이준석 후보는 교사 소송 국가책임제, 학생생활지원관 배치 등 교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장치를 제안했다. 국방 공약으로는 병역의무자 전원 대상 통합 군사훈련과 개방형 장교 선발 시스템을 제시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김문수와 이재명 후보는 비교적 구체성이 낮았던 반면, 이준석 후보는 우수 연구자 연금제도 도입, 출입국 시 외교관급 패스트트랙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놨다.
◇“미래, 개혁, 성장” 각기 다른 해법
정책 키워드로 보면 이재명 후보는 ‘공공과 복지’, 김문수 후보는 ‘시장과 성장’, 이준석 후보는 ‘제도 개혁과 권한 분산’에 방점을 두고 있다. AI와 청년 문제 등 일부 분야에서 공통 주제를 다뤘지만, 접근 방식과 실행 전략에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세 후보 모두 향후 TV토론, 지역 유세, 정책 공청회 등을 통해 구체적 실행 로드맵과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하며 공약의 현실성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