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 윤경신 감독은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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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 윤경신 감독은 예외였다

이데일리 2025-05-09 08:50: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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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H리그 남자부 10연패를 달성한 뒤 선수들에게 헹가레를 받는 윤경신 두산 감독. 사진=KOHA


윤경신 두산 핸드볼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KOHA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사람들이 저를 욕심쟁이라고 부를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배가 고픕니다”

윤경신(51) 두산 남자 핸드볼 팀 감독은 한국 남자 핸드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힌다. 전성기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핸드볼리그에서 활약하며 통산 최다 득점(2905골), 최다 득점왕(7회)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도 독일에선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서 윤경신 감독이 남긴 업적도 어마어마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58골을 터뜨려 올림픽 단일 대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세계선수권대회 3연속 득점왕(1993, 1995, 1997)도 차지했다. 2001년에는 세계핸드볼협회(IHF)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2008년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윤경신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2013년 두산 핸드볼 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선수 생활을 갓 마감한 윤경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코치 경험이라고는 대표팀에서 플레잉코치를 맡은 게 전부였다. ‘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오랜 얘기도 계속 따라다녔다.

적어도 윤경신 감독에게는 ‘해당 없음’이었다. 그는 두산 지휘봉을 잡은 뒤 2015년 SK 핸드볼 코리아를 시작으로 핸드볼리그 정규리그와 챔피언전 통합 10연패라는 위업을 이뤘다. 이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모든 구기종목 리그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신한 SOL페이 2024~25 핸드볼 H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SK호크스를 2승 1패로 누르고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가능했을까. 윤경신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준 덕분이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훈련량인 것 같다”며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컸지만 그만큼 열심히 훈련했고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윤경신 감독을 직접 만나면 그의 엄청난 체격에 주눅이 든다. 키가 203㎝에 이르는데다 선수 시절보다 몸도 훨씬 커졌다. 게다가 경기장에선 잘 웃지도 않는다. 스스로 “난 무서운 감독”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하지만 그냥 강하게 몰아붙이고 다그치기만 하면 지금의 성공은 있을 수 없다. 윤경신 감독은 훈련장에선 무서운 호랑이지만 운동 외적으로는 친형이나 삼촌처럼 선수들에게 다가간다. 그가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취미’다. 같이 골프를 친다거나 축구를 함께 하면서 선수들과 유대관계를 쌓았다.

윤경신 감독은 “남자팀의 장점이 선수들과 함께 취미를 나눌 수도 있고 맥주도 가끔 한잔할 수 있다는 점이다”며 “그렇게 하면서 선수들과 마음을 털어놓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 연속 정상을 지킨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미 우승을 여러 번 맛본 선수들의 승부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경기와 훈련 때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도 ‘간절함’과 ‘절실함’이다.

윤경신 감독은 “올해는 스트레스도 많았고 유독 힘들었던 것 같다. 우리 팀이 공공의 적이 되다 보니 다른 팀의 견제도 점점 심해진다”며 “더 잘 준비하지 않으면 갈수록 힘들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미 큰 업적을 이뤘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냥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다. 윤경신 감독은 “우승을 해도 또 우승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 게다가 나는 선수 시절에도 욕심이 많은 인간이었다”며 “이번 시즌 결과는 빨리 잊고, 이제 11연패를 향해 달려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핸드볼 H리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기뻐하는 윤경신 두산 감독. 사진=K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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