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주원 기자]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크래프톤이 올해 1분기에도 좋은 성과를 이어갔지만 '배틀그라운드' IP에 대한 여전히 높은 의존도와 불투명한 신작 흥행 성적 등으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8742억원의 매출과 457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3%, 영업이익은 47.3% 성장하면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PC게임이 3235억원, 모바일게임이 532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모두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크래프톤의 핵심 IP인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PC와 모바일 플랫폼에 모두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1분기에도 매출을 견인했다.
또한 3월 말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가 1주일 만에 100만 장 이상 판매되면서 최고 실적 달성을 거들었다. 특히 인조이는 그동안 배틀그라운드 IP에만 의존했던 크래프톤의 매출 구조 개선에 기여하면서 올초 공개한 프랜차이즈 IP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크래프톤의 상승세는 증권가 리포트에도 그대로 반영돼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크래프톤의 목표 주가를 40만원대 중후반으로 놓고 매수를 권했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부 리포트는 크래프톤이 여전히 배틀그라운드 IP의 의존도가 높고 신작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장기적으로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출 면에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조이의 경우에도 출시 후 최고 8만7000명에 이르던 스팀 이용자 수가 일주일 만에 3분의 1로 크게 감소하면서 지속적인 흥행에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로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인조이는 즐길 수 있는 게임 내 콘텐츠가 적다는 점이 공통적인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인조이의 업데이트를 2개월 간격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느 정도 콘텐츠가 쌓이기 전까지는 빠져나간 이용자가 쉽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컨퍼런스 콜에서 "인조이가 싱글 게임인 만큼 동시접속자 수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업데이트에 따른 매출의 변동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정식 출시 후 매출 상황에 따라 인조이 IP의 진정한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인조이 외에도 생존 시뮬레이션 게임 ‘딩컴 투게더’와 ‘서브노티카 2’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전작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IP인 만큼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의 뒤를 잇는 크래프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신한투자증권 리포트는 크래프톤의 시가총액 등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인조이와 비슷한 수준의 IP가 4~5개 이상 출시돼야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라인업 다변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장기적으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유명 IP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적으로 분사한 스튜디오를 합쳐 현재 14개의 산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가 지속되고 성과를 내는 시기가 늦어진다면 크래프톤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산하 스튜디오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기에는 아직 투자한 기간이 길지 않다. 크래프톤은 산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IP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톤이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틀그라운드 IP의 성장세가 둔화되기 전 개발 중인 IP들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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