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김 후보가 6일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과 부산을 방문한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대형 산불 피해를 본 경북 영덕의 복구 현황을 살펴보고 주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포항 죽도시장 상인들을 찾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지원단을 만난다.
이어 경주 황리단길, 대구 동성로, 대구 수송못을 차례로 방문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눌 계획이다.
김 후보는 현지에서 하루 묵은 뒤 다음 날인 7일 부산으로 향해 지방 일정을 이어간다.
김 후보의 이 같은 지역 일정 소화는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당의 공식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속도를 내길 바라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당황스럽게 할 만한 행보다.
전날 김 후보 측과 당 주류는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온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밤늦게까지 의원총회를 열어 수습방안을 논의했지만 김 후보 측이 요구한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을 뿐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총에선 한 후보와의 빠른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 후 취재진에게 "많은 분이 '한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 후보가 단일화 일정을 조속히 밝혀주길 바란다' 두 가지를 공통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채택하잔 의견도 나왔지만 지나치게 김 후보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적절치 않아 그러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의총에서 이양수 사무총장이 오는 9일까지 단일화를 마치는 것을 당론을 정하자고 제안했으나 감정만 더 상한단 이유로 다수가 반대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단일화 시점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국민의힘은 이날 다시 의총을 연다. 하지만 김 후보가 지방 일정을 소화하는 상황에서 단일화 시점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란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현재로선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만남이 성사될지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경선 때 김 후보를 지원한 의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실제로 의총에선 김 후보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이 "사기당했다", "너무 믿었다"라고 말하며 푸념했다.
김 후보 측은 한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 등을 포괄해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단일화 대상으로 삼으면 11일 후보 등록 마감 전 단일화는 물 건너갈 수 있다.
단일화 시점에 대한 논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김 후보가 지방을 방문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보임으로써 지도부가 곤혹스러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후보는 단일화 추진을 위한 대표단에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2명을 임명하고 전권을 부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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