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중고차 업계에서 제네시스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차량은 기아 K9이다. 많은 중고차 딜러들이 기아 K9을 명차로 추천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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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신경 쓰이는 단점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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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아 K9의 단점부터 짚고 시작하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앰블럼(또는 브랜드)과 은근히 부담되는 연비다.
기아는 과거 오피러스, 모하비 시절에는 별도의 앰블럼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K9을 출시하면서부터는 기존 앰블럼을 버리고, KIA 앰블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아를 고급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사실 기아라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도 아니므로 문제될 건 없다. 시장에서는 “진짜 고급화는 안 되고, 가격만 비싸졌다”라는 평가가 현실이다.
다음으로는 연비가 문제다. 연비는 리터당 8~9km에 불과하다. K9에는 3.8 가솔린과 3.3 가솔린 터보 두 가지 엔진이 탑재되는데, 출력은 3.3 터보가 55마력 높을 뿐 연비는 둘 다 비슷하게 낮다.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리터당 8~9km의 연비가 낮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실제로 비슷한 배기량의 차량들도 연비 차이가 크지 않아서다.
하지만 본 콘텐츠는 K9을 중고로 구입하려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이 관점에서는 K9의 연비가 ‘훌륭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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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컨디션 모두 'Per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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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의 신차 가격은 현재도 5,962만 원부터 시작되며, 고급 트림은 1억 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K9이 제네시스 G80이나 G90보다 저렴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 K9 역시 신차 가격을 충분히 받는다. 가장 인기 있는 트림은 7,624만 원 정도다.
그런데 이 차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넘어오면 제네시스보다 인기가 낮아서 감가 폭이 더 크다. 놀랍게도 2018년식에 5만 km를 주행한 차량도 2천만 원대에서 쉽게 고를 수 있다. 보험 처리 0건의 무사고 차량에 VIP 시트 옵션까지 갖춘 모델도 있다.
이처럼 상태 좋고 가격 좋은 K9은 생각보다 많다. 주행거리가 다소 많은 차량, 특히 10만 km 안팎인 경우에는 2천만 원 초반까지도 시세가 내려간다. 물론 K9은 다른 차종에 비해 관리 상태가 양호한 경우가 많아 큰 문제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비교적 최신인 2021년식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주행거리 3만 km 차량이 약 4,200만 원에 거래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말 피눈물이 날 수밖에 없고, 이런 가격 구조 때문에 K9은 신차 시장에서 인기가 낮다. 실제 K9의 신차 판매량은 월 100~250대를 넘지 못한다.
월 200대 이하 수준이라면,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아 임직원이나 계열사 구매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이들은 할인 혜택을 받아 구매하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 싸게 팔아도 손해가 크지 않다. 이런 구조에서는 중고차 구매자가 이득을 보기 좋은 조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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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합리적인 예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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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의 중고차 시세를 감안하면, 2천만 원대 중후반에서 상태 좋은 모델을 고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반면 2천만 원 초반까지 예산을 낮추면 수리비가 많이 들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이 정도 배기량에서 연비는 특별히 낮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준수한 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만약 연비가 고민된다면, 벤츠 E클래스도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벤츠도 별 거 없네"... E클래스, 이제 3천만 원에 타볼까?』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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