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정의선 회장이 현대자동차의 총수가 된 이후, 현대차는 과거와 달리 단순히 판매량이 아니라, 비전에 투자하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넥쏘도 그런 차량 중 하나다. 현대차는 벌써 2세대의 디자인을 공개했는데,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지는 상황이다.
넥쏘의 판매량은 월 평균 200대 내외를 간신히 유지하고, 차량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과 자체 할인 등으로 수소 생태계 구축과 기술 선도에 있어서는 여전히 의지가 대단하다. 그 의지는 이미 수소연료전지 트럭과 버스로 입증됐고, 최근 공개된 2세대 넥쏘가 그렇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렇게 대담한 의지와 투자 대비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인프라, 상품성, 마케팅 등 총체적인 문제 탓이다. 정의선 회장이 아무리 미래와 기술 외치고 비전을 제시해도, 현실적으로는 실무에서 이를 받쳐 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아이오닉 라인업에서 보여준 전기차에 대한 비전이나 감성적인 호소력이 넥쏘에서는 충분치 못하다. 물론 아이오닉도 아주 잘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넥쏘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 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기자도 넥쏘 관련 영상이나 마케팅이 뚜렷하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 시장의 반응을 찾아봐도 마찬가지다. "그냥 파는 차, 정책 때문에 파는 차, 회장 때문에 파는 차" 이런 식의 반응뿐이다.
전기차와 달리 넥쏘는 수소를 충전해야 하는데,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전국적으로 수소충전소가 고작 200곳에 불과하다. 2,000여 곳이라고 해도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상황인데, 200곳은 적어도 너무 적다. 이렇게 충전소가 적으니, 실제 오너들은 "수소 충전하러 30~40km 갔다 오면 시간도 몸도 지친다"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운영 시간도 문제다. 수소충전소는 안전상의 문제로 주유소처럼 '셀프 서비스'가 안 된다. 그래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하고, 다른 시간에는 이용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지방의 경우, 오후 6시나 8시에 닫기도 해서 불편함이 더욱 심각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소탱크에 대한 불신이 너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수소탱크에서 균열과 센서 오작동 등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담당자들은 절대 모를 수가 없다. 현대차가 생각보다 현장 반응에 굉장히 민감하다. 기사도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마음에 안 드는 문구가 있으면, 해당 부서에서 즉각 연락을 취해 올 정도다.
하지만 최근 넥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서는 과연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자동사 검사 시, 수소가 샌다는 내압용기 불량은 쏟아지고 있다. 담당자라면 절대 모를 수가 없는데, 하기 싫은 일들을 억지로 하는 것만 같아 보인다.
정의선 회장이나 임원도 마찬가지다. 작년부터 넥쏘 결함 지적이 쏟아 지고 있는데, 해결은 담당자에게만 던져 놓으면 끝인가? 심지어 넥쏘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넥쏘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나타나면 기존 소비자들이 그냥 사지 말라는 조언까지 해주고 있다. 기존 차주들이 이럴 정도라면, 정말 심각해도 너무 심각한 상황이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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