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NG 운반선 자립 '먼 길'…韓 조선업계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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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NG 운반선 자립 '먼 길'…韓 조선업계에 쏠리는 눈

폴리뉴스 2025-04-28 12:15:53 신고

사진은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 [사진=한화그룹]
사진은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 [사진=한화그룹]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미국 정부가 자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물량의 일정 비율을 자국에서 건조한 LNG 운반선으로 운송하도록 의무화한 가운데, 해당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조선 기술력 부족, 고비용 구조, 밸류체인 부재 등 여러 현실적인 한계가 맞물리면서, 결과적으로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미국의 ‘러브콜’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조선업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하며, 오는 2028년부터 미국산 LNG 수출 시 최소 1% 이상을 미국에서 건조한 LNG 운반선으로 수송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이 수치는 2047년까지 점진적으로 15%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대형 상선 조선 경험이 거의 전무하며, LNG 운반선은 특히 고도화된 기술과 숙련된 인력이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신조 경험이 풍부한 국내 조선사에서도 LNG 운반선 1척을 건조하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된다.

현재 미국 내 상선 건조 경험이 있는 조선소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 외에도 볼린저 마린, 이스턴 조선소 정도만이 상선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들 역시 대부분 군용 및 특수 선박 중심의 생산에 집중해 왔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보유한 조선 인프라로는 LNG 운반선을 양산하기엔 시간도, 기술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실행 가능성이 낮은 계획”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단순한 건조 능력만이 아니다. 이번 제재안은 ‘미국산 선박’의 정의를 선박 본체뿐 아니라 주요 기자재까지 미국 내에서 제조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엔진, 재액화 장비, 고압 차단기 등 10여 개 주요 부품이 대상이다. 그러나 미국의 선박 기자재 산업은 중소형 선박이나 군용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대형 상선에 필수적인 저속 2행정 엔진 등은 유럽이나 한국, 일본 업체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미국 조선소의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필리조선소가 수주한 3600TEU급 컨테이너선의 가격은 척당 3억3300만 달러로, 글로벌 평균인 약 5100만 달러의 6배를 웃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의 경우 한국 업체가 수주한 평균 가격은 약 2억5300만 달러 수준인데, 이보다도 훨씬 비싼 금액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미국 에너지 업계는 이미 한국 조선소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엑슨모빌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한국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LNG 수출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최대 방산 기업 헌팅턴 잉걸스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으며 함정 분야까지 손을 뻗고 있다.

한편, 최근 열린 한·미 통상 협상에서도 조선업 협력에 대한 양국의 강한 의지가 확인됐다. 미국이 LNG 운반선 확보에 급한 만큼, 향후 필리조선소에 대한 투자 확대, 보조금 및 세제 혜택 제공 등의 유인책이 검토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퍼스트무버로서 미국산 선박 시장을 선점하려면 전체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하지만, 그 과정은 길고도 험난하다며 결국 초기에는 한국을 포함한 해외 기술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NG 운반선 시장은 향후 수십 년간 꾸준한 수요가 예측되는 전략적 산업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 조선업계가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서 ‘게임 체인저’로 자리잡을 기회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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