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의 보드워크를 모티프로 꾸민 에르메스 2025 여름 남성복 컬렉션 서울 쇼.
4월 3일 저녁,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서울의 한강. 도시의 불빛과 강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배경으로 에르메스의 2025 여름 남성복 컬렉션을 입은 모델들이 유려하게 늘어선 지그재그형 보드워크를 따라 등장했다. 에르메스는 매년 파리에서 컬렉션을 공개한 뒤 한 도시를 선정해 쇼를 진행하는데, 지난해 긴자에 이어 올해는 서울 잠실 한강공원에 등장한 것. 37년간 에르메스 남성복을 이끌고 있는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은 에르메스만의 여름을 시적으로 해석해냈다.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에르메스 보드워크 Hermès Boardwalk’다. 해변가의 산책로를 뜻하는 보드워크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자연과 도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통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10명의 남성 셀럽이 런웨이 모델로 서 자리를 빛냈다. 그들과 함께한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
팔레트는 바다에서 길어 올렸다. 터킨블루, 바다색, 네이비블루 같은 깊고 청명한 색조 위로 말차, 리치, 미스트 색상이 스며든다. 컬렉션 전반에 흐르는 색조는 물과 도시를 모두 품고, 형태와 실루엣은 더없이 유연해졌다. 길게 늘어진 라인은 땅에 닿을 듯 낮게 흐르고, 실크 체인 프린트는 몸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며 컬렉션의 중심축을 이룬다. 실크와 램스킨 등의 텍스타일과 고무 소재 자수, 체인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자유롭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편안한 재킷의 고무 소재 자수 꽃 위로 빛이 춤추고 승마 드로잉이 램스킨 스웨트셔츠 위를 가로질러 달리며, 스카프 칼라가 달린 하늘하늘한 셔츠가 미끄러지듯 보드워크를 따라 흘러내렸다. 그 뒤로는 파도가 부서지는 배경이 이어진다. 해변가의 보드워크처럼 설치된 런웨이를 걷는 그들의 걸음은 마치 물결 위를 걷는 자유로운 산책자처럼 보였다. 특히 이번 서울 쇼에서는 배우 차승원, 위하준, 노상현, 문상민, 운동선수 오상욱, 우상혁, 감독 신우석, 뮤지션 박효신, 정용화, 빈지노 등 서울을 대표하는 10명의 한국 남성 셀럽이 모델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일상에 스며든 에르메스 패션의 유연함을 포착했으며, 전체 48개 룩 중 서울 쇼에서 처음 선보이는 서울 에디션 9개 룩도 포함돼 특별함을 더했다.
1 쇼가 열리는 한강변을 배경으로 한 컬렉션 이미지. 3 감각적인 컬러와 소재의 매치를 선보였다. 2, 4 에르메스의 상징인 앵커 체인을 모티프로 바닷속처럼 연출한 애프터 파티 공간.
쇼가 끝난 후 관람객들은 물결치는 조명 아래 설치된 통로를 지나 마치 물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애프터 파티 공간으로 이동했다. 중심축을 이루는 앵커 체인 조형물부터 잠수경 모양의 조형물까지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에 들어온 듯한 감각을 선사했고, 이는 곧 ‘에르메스 보드워크’의 또 다른 장면처럼 느껴졌다. 한강의 물결 위에 새긴 파란 여름. 바다와 사람, 빛과 옷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장면은 푸른 여름 바다의 환상을 실현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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