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절멸 위기를 맞닥뜨린 소설 속 SF적 세계관이 현실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게 우연은 아닐 것이다.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혹은 나 자신)과 연대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 글쓰기의 주된 목적’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그가 오래 품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만과 강, 은수, 서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내 안의 소수자성, 어쩌면 쉽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아가는 우리 안의 연약함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하는 우리 곁의 푸른 얼굴들이 떠오를지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농·청각장애 청년 예술인을 위한 문학 프로젝트 ‘시그널’의 성과로 출간된 다섯 권의 신간 중 하나.
■ 경계의 푸른 얼굴들
최유경 지음 | 출판사 핌 펴냄 | 150쪽 | 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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