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도 없는 시절인데…조선 시대 유생이 야식으로 즐겼다는 놀라운 '한국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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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도 없는 시절인데…조선 시대 유생이 야식으로 즐겼다는 놀라운 '한국 음식'

위키트리 2025-04-14 12:3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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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아도 제사상과 똑같은 음식을 한 상에 내는 독특한 밥상이 있다.

제사상에 올라간 다양한 한국 음식들 / Johnathan21-shutterstock.com

‘헛제사밥’이라 불리는 이 음식은 형식적인 제사 절차 없이, 제사 음식만 모아 만든 일종의 전통 백반이다. 고기산적, 탕국, 나물, 생선구이, 묵, 전 등이 각각 반찬으로 오르며, 찬의 구성과 분위기만 보면 실제 제사상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모양새다.

‘헛제사’라는 말은, 제사를 지내지 않고도 제사 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이 밥상이 유래한 배경에는 안동 지역의 강한 유교문화가 있다. 조선시대부터 성리학의 본거지였던 안동에서는 대를 잇는 종갓집들이 많았고, 집안마다 제사의 횟수도 잦았다. 자연스럽게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가 높아졌고, 이 음식들을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헛제사밥이다.

안동 지역 식당에서는 헛제사밥을 지역 대표 음식으로 꾸준히 판매해왔다.

다만 상차림이 번거롭고, 음식의 종류가 많아 준비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일반 가정에서 자주 해 먹기는 어렵다. 현재는 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차림 메뉴로 소비된다. 상차림에는 보통 탕국, 제사 나물, 묵은지, 북어구이, 도라지나 콩나물 무침, 제사떡, 송편 등으로 구성되며, 정갈한 백반 스타일로 담긴다. 가격은 1인 기준 1만5000원~2만원대가 일반적이다.

◈ 조선 유생들도 야식을 먹었다…‘헛제사법'으로 배고픔 해결

밤이 되면 찾아오는 야식의 유혹은 조선시대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양한 나물이 들어간 비빔밥 / sungsu han-shutterstock.com

조선 시대 유생들, 특히 서원이나 서당에서 공부하던 젊은 학자들도 밤늦게 출출함을 참지 못하곤 했다. 배달 음식도, 간편식도 없던 그 시절, 이들은 창의적인 방식으로 야식을 해결했다. 바로 ‘헛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이들은 실제 제사와는 무관하게, 제사상처럼 음식을 차려 놓고 간단한 절차를 따라 형식만 갖춘 뒤, 곧장 상 위의 음식을 먹었다. 이를 통해 스스로도 명분을 부여하며 함께 야식을 즐겼고, 이 음식 문화는 시간이 지나며 안동 일대의 ‘헛제사밥’이라는 전통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 상어 고기가 올라간 제사상? 내륙 안동의 생선 사용법

헛제사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 중 하나가 바로 상어 고기다.

제사상에 생선이 빠지면 안 된다는 전통에 따라, 내륙 지방인 안동에서도 반드시 생선을 올리는 문화가 이어졌다. 문제는 바다와 거리가 멀다는 점이었다. 날 생선을 구하기 어려운 안동에서는,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하고 부패에 강한 상어 고기를 택했다.

상어는 덩치가 크고 살점이 단단하며, 오래 두어도 냄새나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 특성 덕분에 안동 지역에서는 상어를 쪄서 말리거나, 간장에 조려 익힌 뒤 제사 음식으로 올려왔다. 기름기가 적고 식감이 담백해 묵나물·탕국 등 다른 반찬들과도 조화를 이룬다.

제사상에 올라간 다양한 음식들 / JW Company-shutterstock.com

형식은 간단했지만, 밥상에 올라가는 음식은 의외로 정성스러웠다. 묵은 도토리묵, 손질한 나물, 기름에 지져낸 전류, 탕국 등이 올라왔고, 밥과 함께 정갈한 반상을 이루었다. 유생들은 몰래 먹는 즐거움과 함께, ‘배움의 공간에서 배를 채운다’는 의미까지 담아 헛제사를 일종의 문화처럼 즐겼다.

이 같은 풍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간소한 상차림’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에는 향토 음식으로 재해석돼 관광객들이 찾는 지역 특색 음식이 됐다.

현재 헛제사밥은 안동의 정식 식당 외에도 일부 전통 체험 프로그램에서 소개되고 있으며,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농가밥상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제사의 무게감은 내려놓고, 전통 음식의 깊이만 남긴 이 밥상은 지금도 조용히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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