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관세 이슈 속 비트코인 회복력 인상적”

이달 초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자산 시장 흐름이 침체된 가운데 비트코인에 대한 전문가 관점이 엇갈려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는 최근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金)’으로서의 지위를 잃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동시에 업계 일각에는 비트코인 시세 회복력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비트코인

미국 투자은행인 번스타인(Bernstein)은 자체 보고서를 통해 현지 관세 정책 이슈 속 비트코인 시장 회복력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시세가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주요 국제 사회 문제 발생 당시와 비교했을 때는 훨씬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번스타인 분석진은 과거 코로나19 발병, 미국 기준금리 인상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50%에서 70%까지 떨어졌던 점을 강조했다. 과거 글로벌 이슈 관련 가격 변화 추이를 고려했을 때 최근 미국 관세 정책에 비트코인 가격이 26% 하락한 것은 보다 긍정적으로 해석 가능한 상황이라는 관점이다. 
분석진은 “최근 미국 관세 정책에 자산 시장에서 혼란이 발생했으나 비트코인은 인상적인 회복력을 나타냈다”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26% 수준에서 그친 것은 자산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있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가격이 금융 시장 위험성의 척도와 선행 지표로 여겨지고 있으나, 금융 시장 내 비트코인의 역할이 디지털 가치 저장소라는 자산의 특성과 장기적 전망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은 변동성과 유동성이 높은 금과 유사하다는 것이 번스타인 분석진의 총평이다. 
 

비트코인 시세가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주요 국제 사회 문제 발생 당시와 비교했을 때는 훨씬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번스타인의 설명이다(싸진=더블록/ 번스타인)

다만, 또 다른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은 이달 주간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금’이라는 비트코인의 지위가 흔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2,100만 개의 한정된 공급량과 반감기를 통한 가치 보존 특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디지털 금’으로 불려온 바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은 4월 주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최근 시험대에 올랐다고 알렸다. 폭넓은 시세 변동성과 미국 주식시장과의 높은 상관관계에 ‘디지털 금’이라는 비트코인의 비공식적 명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관점이다. 
제이피모건 분석진은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는 비트코인과 실제 금 시장 흐름이 반대 양상을 띠는 점에 주목했다. 실물 금의 경우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비트코인과 달리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관점이다.
분석진은 금 현물 가격이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현상에 힘입에 지속적인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시기에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귀금속 등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제이피모건은 ‘디지털 금(金)’이라는 비트코인의 지위가 미국 증권시장과의 높은 상관관계에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사진=더블록/ 제이피모건)

제이피모건은 “비트코인도 지난 2024년까지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구성 항목 중 하나로 인식돼왔다”라면서도 “연초 이후 성적을 봤을 때 시세 변동성과 미국 주식시장과의 높은 상관관계에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4월 11일 오전 현재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80% 상승한 1억 1,88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