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2030년 월드컵을 64개국 체제로 치르자는 의견에 남미축구연맹이 환영 의사를 밝혔다.
11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 회장은 “100주년은 단 한 번뿐이기 때문에 100주년 기념 행사는 특별해야 한다”라며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일시적으로 64개국 체제로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0년 월드컵을 64개팀 체제로 진행하자는 제안은 지난달 6일 FIFA 평의회에서 나왔다. 우루과이 출신 이그나시오 알론소 의원은 기타 의제로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일시적인 64개팀 체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현재로서는 2030년 월드컵에 한정한 제안이지만, 48개팀 체제가 64개팀 체제로 이행을 위한 과도기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있어왔기에 일시적인 전환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미 2030년 월드컵은 여러 의미에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낳았다. 3개 대륙에서 개최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원래는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공동 개최로 사상 첫 2대륙 월드컵이 될 예정이었는데 FIFA는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대회가 최초로 치러진 우루과이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도 1경기씩 치르는 이벤트를 추가했다. 1경기에 불과하다고 해도 실제 경기를 뛰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체력적인 소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월드컵 3개 대륙 동시 개최가 2034년 월드컵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기 위한 계책이라며 비판했다.
2030년 월드컵을 64개팀 체제로 치르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 등 FIFA 입장에서 ‘큰 손’이 될 수 있는 나라들을 대회에 보다 확실하게 참가시키기 위함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이러한 주장은 48개팀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나왔으며, 실제로 이번 평의회 이후 FIFA 평의회 멤버들이 “스포츠적인 관점보다 재정적, 정치적 이익을 고려해 FIFA가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한 만큼 마냥 음모론으로 치부할 이야기는 아니다.
우선 FIFA에 대항할 만한 유럽축구연맹(UEFA)에서는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지난 3일 UEFA 총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64개국이 참가하는 월드컵에 대해 “월드컵 자체에도 좋지 않고 예선전을 고려했을 때도 나쁜 생각”이라며 “나는 그 아이디어를 지지하지 않는다. 어디서 나온 제안인지는 모르겠지만 FIFA 이사회에서 해당 제안을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다는 게 이상하다”라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나 남미축구연맹은 UEFA와 다른 길을 걷기로 결심한 듯하다. 도밍게스 회장은 “우리는 100주년 월드컵을 유일하게 64개팀과 함께 3개 대륙에서 동시에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모든 국가가 글로벌 대회를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구상의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월드컵이 세계인의 축제에 걸맞으려면 참가국을 확대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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