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지금 경기력이라면 레스터시티가 강등되기 전 승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8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를 치른 레스터가 뉴캐슬유나이티드에 0-3으로 완패했다. 레스터는 승점 17점으로 리그 19위에 머물렀다.
레스터가 다시 한번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뉴캐슬은 초반부터 레스터를 강하게 몰아붙였고 전반 2분도 되지 않아 발렌티노 리브라멘토의 크로스에 이은 제이콥 머피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전반 11분에는 파비안 셰어가 하프라인에서 마음 먹고 때린 장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이를 머피가 밀어넣어 격차를 벌렸다. 전반 34분에는 조엘린통의 슈팅을 골키퍼가 막아내자 좋은 위치를 선점한 하비 반스가 세컨볼을 차넣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반스는 친정팀을 생각해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았다.
레스터가 실점한 세 장면을 보면 이번 시즌 레스터가 왜 강등에 가까워졌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첫 실점에서는 리브라멘토의 크로스가 날카롭긴 했어도 이를 차단할 기회는 충분히 있었는데 문전에 있던 골키퍼와 세 수비수 모두 안일한 움직임으로 공을 바라보기만 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은 머피가 세컨볼을 대비해 쫓아가는 동안 레스터 수비는 걷기만 하다가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오자 그제야 뛰는 집중력 부재를 보여줬다.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레스터 수비 누구도 뉴캐슬 선수를 제어하지 못하는 수비 전술 부족이 드러났다.
레스터는 사실상 강등이다. 산술적인 가능성만 남아있을 뿐 PL에 잔류할 확률은 0에 수렴한다. 레스터는 승점 17점, 잔류를 위한 마지노선인 17위 울버햄턴원더러스는 승점 32점이다. 7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승점이 15점이 벌어졌다. 이미 골득실에서도 차이가 무참할 정도로 벌어졌기 때문에 빠르면 1경기, 늦어도 2경기 이내에는 강등 확정이다.
이제는 PL 최악의 팀으로 손꼽히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토트넘홋스퍼전 이후 강등된 사우샘프턴은 이미 PL 최소 경기 강등(31경기)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레스터도 최악의 기록에 가까워졌다. 2월 첫경기였던 에버턴전부터 장장 8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정규시간 기준으로 보면 토트넘전 득점 이후 760분이나 골맛을 보지 못했다. 레스터보다 오랫동안 득점하지 못한 팀은 PL 기준으로 1994-1995시즌 9경기 동안 무득점이었던 크리스탈팰리스뿐이다. 1경기만 더 골을 넣지 못하면 PL 타이다.
이미 최악을 넘어선 기록도 있다. 레스터는 지난해 12월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전 이후 홈에서 리그 8경기 연속으로 골을 넣지 못한 상태다. 즉 2025년에는 홈에서 단 한 번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영국 축구 역사상 이렇게 오랫동안 홈에서 무득점 패배를 이어온 팀은 없었다. PL뿐 아니라 잉글랜드 리그2(4부)까지 영국 프로 축구 전체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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