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진혁 기자 = 역사상 최악의 더비에 걸맞은 조세 무리뉴의 기행이다.
페네르바체는 3일 오전 2시 45분(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위치한 쉬크뤼 사라졸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튀르키예 컵 8강에서 갈라타사라이에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페네르바체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양 팀의 더비는 역사상 최악의 더비로 불린다. ‘인터콘티넨탈 더비’로 불리는 양 팀의 라이벌리는 세계 축구의 손꼽히는 격렬한 매치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 정치, 인종이 강하게 섞인 이 더비는 맞대결이 펼쳐질 때마다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최악의 더비’로 꼽힌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갈라타사라이가 빅터 오시멘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내용, 결과보다 주목을 받은 건 종료 직전 벌어진 난투극이었다. 순식간에 선수들이 격투를 펼쳤다. 페네르바체엔 메르트 하칸 얀다스, 갈라타사라이에선 케렘 데미르바이와 바리스 알페르 일마즈가 퇴장을 당했다. 시만스키, 프리제마슬라프 프란코프스키는 각각 경고를 받았다.
그런데 페네르바체 사령탑 무리뉴 감독은 선수단을 말리긴커녕 외려 함께 추태를 부렸다. 난투극 상황에서 갈라타사라이의 오칸 부룩 감독 코를 움켜잡은 것. 순식간에 코를 붙잡힌 부룩 감독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영국 ‘가디언’은 “무리뉴 감독이 튀르키예컵 패배 후 갈라타사라이 브룩 감독의 코를 꼬집는 돌발 행동을 보이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브룩 감독은 얼굴을 감싸쥐고 쓰러졌으며,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은 주변인들에게 제지를 당하며 끌려 나갔다”라며 해당 상황을 조명했다.
당연히 기행을 당한 갈라타사라이는 무리뉴 감독과 페네르바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갈라타사라이의 외즈튀르크 부회장은 “두 감독이 심판진과 대화를 나눈 후, 무리뉴가 먼저 언어적으로 공격했고, 이후 신체를 공격했다. 세상 어디에서도 이런 행동은 용서받지 못한다. 튀르키예를 어떻게 생각하는거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브룩 감독 역시 불편한 내색을 보였다. 그는 “무리뉴가 뒤에서 내 코를 잡았다. 약간의 긁힌 자국이 남았다”며 “당연히 품격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감독들이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이 페네르바체의 부임한 이후 이러한 촌극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25라운드에서 무리뉴 감독은 갈라타사라이와 0-0으로 비긴 뒤 기자회견에서 "주심은 최고였다"라며 "경기를 마치고 심판 탈의실에 갔다. 물론 4번째 심판은 튀르키예 심판이었다. 그에게 당신이 주심이었다면 재앙이었을 거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또 "다시 한번 주심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 왜냐하면 튀르키예 주심이라면 큰 다이빙 이후 갈라타사라이 벤치가 아이들 위에 있는 원숭이들처럼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1분 후에는 옐로카드를 받고, 5분 뒤에는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라고 독설을 뱉었다. 튀르키예 심판과 갈라타사라이를 동시에 조롱한 것.
‘원숭이’라고 칭한 게 문제가 돼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튀르키예축구연맹(TFF)은 무리뉴 감독을 '튀르키예 심판에 대한 경멸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처벌하기로 결정했다. 무리뉴 감독은 4경기 출전 정지와 161만 리라(약 6,400만 원)의 벌금을 내야했다. 곧바로 페네르바체와 무리뉴 감독은 항소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2경기 정지와 벌금 50% 경감이 결정됐다.
이번 ‘코 꼬집기’ 사건도 결국 징계 절차를 밟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6일 “무리뉴 감독이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의 튀르키예컵 1-2 패배 후 상대팀 감독 부룩의 얼굴을 움켜진 혐의로 TFF로부터 3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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