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를 둘러싼 논란과 경기침체 우려로 시장이 마구 흔들리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주식시장 강세론자이자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의 이사인 톰 리(사진)는 투자자들에게 절망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 랠리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리 이사는 2일(현지시간)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증시 약세론자들이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념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난 강한 국가를 건설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증시는 볼 수 없다”고 한 발언과 대조된다.
리 이사에 따르면 지금 ‘트럼프 풋’(Trump put)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증시가 너무 하락하면 백악관이 정책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뜻이다.
리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의 미숙함을 정당화하기 위해 시장 랠리를 보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관세로 자기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고 소비자 심리가 약화해 증시가 급락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히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리 이사의 논리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효하다. 증시 붕괴는 미국을 심각한 경기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 이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필요로 한다. 기업 신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온쇼어링’(onshoring.자국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능을 수행하는 것)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온쇼어링은 우호적인 자본시장과 강한 주가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간 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리 이사는 아직 패닉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의 낙관론은 대담함과 과감함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지만 그가 틀린 적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2023년 마감 수치를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2024년에도 근접한 전망치를 내놨다.
올해는 6600포인트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조정 이후에도 현 수준보다 높은 수치다.
물론 모두가 리 이사의 견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S&P500지수 연말 예상치를 6400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향 이유로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피로감과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의 둔화를 꼽았다.
미국 예외주의란 독특한 기원과 역사 발전 과정, 정치 제도 등을 가진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다른 ‘특별한’ 국가라는 생각이다.
1830년대 미국을 면밀히 관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이 이 말을 처음 만들었다.
하지만 리 이사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 증시 그리고 정치적 이해관계의 힘을 믿고 있다.
리 이사의 눈에는 이것이 단순한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생존본능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 랠리를 원한다면 정책은 시장을 따르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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