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서 가장 빠른 공으로 이닝 삭제…정철원, 손호영 잇는 트레이드 작품으로

롯데 셋업맨 정철원이 지난달 27일 인천 SSG전에서 2-2로 맞선 6회말 무사 1·2루에 구원등판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긴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히트상품은 단연 손호영(31)이다. 그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배경에는 LG 트윈스 시절부터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김태형 감독과 김민호 수비코치의 안목이 있었다. 물론 손호영이 그동안 자주 다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럼에도 뚝심 있게 기회를 줬다. 덕분에 롯데도 결국에는 정상급 클러치 히터를 얻었다. 손호영도 “롯데에 오기 전까지 난 백업선수에 불과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날 믿어주시지 않았다면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탄

김 감독은 올 시즌에도 또 하나의 트레이드 성공 사례를 쓸 태세다. 이번에는 투수다. 지난해 11월 불펜 보강을 위해 영입한 정철원(26)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정철원은 시즌 첫 등판이었던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4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ERA) 2.45,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9의 역투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1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낸 것은 물론, 동점 상황의 득점권 위기에 투입돼도 끄떡없었다. 김 감독도 “(정)철원이가 첫 단추를 잘 뀄다”며 흡족해했다.

정철원에게는 심리적 안정이 준 영향도 컸다. 무엇보다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22년 자신에게 1군 데뷔의 기회를 만들어준 지도자들이 고스란히 롯데에 있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시 김 감독은 그를 1군에 불러준 은인이었다. 그에 앞서 2군 시절 동고동락한 김상진 퓨처스(2군) 투수코치도 롯데에 있다. 정철원은 “롯데에 와서 제일 좋았던 점은 내가 신인상을 받았을 당시의 감독님, 코치님이 그대로인 점”이라며 “실제로 내게는 환경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은 느낌이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로 적응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직구

김 감독은 정철원에게 셋업맨 역할을 맡기고 있다. 정철원도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구위 연마에 힘쓰고 있다. 구위 향상을 위해선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던 2022년의 직구 구속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정철원은 비시즌부터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현재 팀 내 가장 빠른 시속 147.8㎞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부족하다.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손사래 쳤다. 이어 “지난해 가장 부족했던 게 구위였다. 변화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곤 구속과 구위 향상을 위한 훈련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