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공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앨라배마 효과' 주목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작업자들이 아이오닉5를 조립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현대차그룹이 2005년 앨라배마에 첫 미국 생산공장을 설립한 이후,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이 현상은 ‘앨라배마 효과’로 불리며, 최근에 준공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또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한국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 공장은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하며, 연간 3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HMGMA의 준공은 한국 자동차 및 부품의 미국 내 판매와 수출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이번 공장이 한국차와 부품의 미국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수출액은 앨라배마 공장 설립 전인 2004년 91억840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274억1500만 달러로 19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완성차 수출 대수도 37.2% 증가하며 101만3931대에 이르렀다.

미국 내 공장 가동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2004년 68만8670대에서 지난해 170만8293대로 증가하며, 현재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4위의 완성차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장은 현대차그룹이 2022년부터 글로벌 ‘톱3’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내 생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한국 생산량은 340만6075대로, 2004년의 269만3469대보다 26.5% 증가했다. 이와 함께, 국내 고용도 증가하여 현대차와 기아의 직원 수는 2004년 8만5470명에서 지난해 11만884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해외 공장이 국내 생산과 고용을 함께 증가시키는 선순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도 이 같은 성장의 혜택을 보고 있다. 대미 부품 수출액은 2004년 11억7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2억2000만 달러로 급증하며, 무려 599.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소 부품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으며, 현재 25개 이상의 중견 부품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해외법인에서 발생한 수익을 국내에 재투자하며, 특히 전기차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에는 59억 달러 규모의 유보금을 국내로 들여와 화성 에보플랜트와 울산 전기차 공장 등 미래차 공장 건설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자본 리쇼어링은 한국 내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HMGMA 준공식에서 “미국 내 생산이 증가하더라도, 국내 내수 판매와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국내외 시장에서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첨단 공장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 보행 로봇 ‘스팟’이 차량 품질 검사에 투입되는 등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이 특징이다. 이 공장은 1000대에 가까운 로봇이 도입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소음이 적고 작업 환경이 개선되었다. 로봇이 차량을 운반하고, 조립 공정도 자동화되어 있어 생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장 건설과 운영은 단순히 해외 시장 진출에 그치지 않고, 국내 생산과 고용 증가, 부품 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앞으로도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