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향의 문화산책16] 오래된 프랑스 영화 에릴 로메로 '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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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향의 문화산책16] 오래된 프랑스 영화 에릴 로메로 '봄 이야기'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3-30 10:27:40 신고

 '강백향의 책읽어주는 선생님' 

산뜻한 봄이 되면 보려고 미뤄두었었다. 사랑스런 에릭 로메로의 영화들은, 마치 스타킹을 렌즈에 끼고 찍은듯 곱다. 아직 내가 사는 곳에 꽃은 먼듯 하지만, 영화 속 파리와 별장의 만발한 꽃을 보며 한껏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한다.

​ 프랑스 영화의 전형이라 느낄만큼, 책읽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우발적인 사랑과 인연이 오간다. 그들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과 인생을 탐구한다. 때로 철학적 논쟁도 일삼으면서, 갈등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 고등학교 철학교사인 주인공 잔느는 집이 두 곳이다. 내 집은 친구에게 빌려주고, 남자친구 집에 서 지낸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잠시 떠나있는 집에서 머물고는 싶지 않다. 생활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파티에서 만난 나타샤의 집에 머물게 된다. 나타샤의 아버지는 애인의 집에서 머문다. ‘집’에 관한 이야기는 또다시 칠레 영화 <그 여자의 집> 으로 연결된다.

 이들이 교외의 별장에서 모여 다시 토론한다. 물론 나는 감독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집을 쫓느라 바쁘다. 나타샤는 엄마와 공유하는 추억이 담긴 이곳을 아빠의 애인과 나누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 잔느가 아빠와 잘 되기를 바란다. 이 아빠는 겨우 마흔이란다. 어쨌든 스토리를 따라가며 읽어낼 메시지도 있겠지만, 에릭 로메로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방식은 ‘아름다움’이겠다.

​ 인테리어는 세심하게 예쁘고, 의상도 콕콕 눈에 들어온다. 로메로의 영화에 등장하는 파란 스트라이프 티와 어깨에 걸치는 파란 스웨터 같은. 아빠의 셔츠 무늬나 벽에 걸린 마티스 그림, 가족을 그린 오래된 회화들, 탁자에 올려진 꽃들…보는 것 그 자체로 즐거운 영화다.

​ 도처에 만끽할 그것들을 통해 삶은 어찌 흘러간다는 것, 아름다움과 예술이 그것을 견디고 이겨나가게 해 줄 것이라는. 나는 그렇게 읽으며 지난 봄 밤 기분 좋게 잠들었다.​

출처=네이버 영화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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