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반도체 산업의 양대 산맥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경쟁 구도를 강조하며 향후 시장 전망을 밝혔다. 양 기업은 HBM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각자의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8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제7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HBM을 포함한 주요 사업 성장 방안을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급하며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HBM 판매량 증가 덕분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23조4673억원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앞으로 HBM 라인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올해 HBM 물량은 이미 완판됐으며, 내년 물량은 고객과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매출 안전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AI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또한 경쟁사의 추격에 대해서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HBM은 고객 주문 확보 후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플레이어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HBM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며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반성을 표명했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시장 우위를 잃은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HBM3E 12단 제품을 조속히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HBM 공급량을 지난해 대비 크게 늘릴 계획이며, HBM4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양 기업의 경쟁은 HBM4 시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제공하며 시장 진입을 위한 신호탄을 쐈고, 삼성전자는 하반기 목표로 HBM4의 개발과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반도체 시장의 기술력과 시장 대응 능력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현재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의지도 만만치 않다"며 "HBM4 시장에서의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술력과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성이 향후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외국인 수급 개선 덕분에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메모리 시황 회복과 중국의 수요 증가, GDDR7 공급 부족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부과 문제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경쟁은 향후 반도체 시장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이며, 고객의 요구에 적시에 대응하는 능력과 기술력 강화가 시장에서의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두 기업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어떻게 선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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