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정몽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이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음에 따라 집행부 구성 및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4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이 내놓은 핵심 정책이 얼마나 잘 구현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대한체육회가 정 회장을 제55대 축구협회장으로 인준했다. 28일 축구협회는 “3월 27일 목요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 대한 인준을 받았으며, 이후 정관에 의거하여 오는 4월 4일 금요일 대의원총회를 소집한다”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정 회장이 주창한 3대 혁신안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투명행정, 정도행정, 책임행정’을 기치로 여러 세부 정책을 제시했다. 이사회 전문성 강화, 규정 재점검 및 행정절차와 일체화, 분과위원회 기능 강화 등 축구협회 쇄신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원, 남자 U23 대표팀 감독 선임, 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주요 현안들로 구분된다.
축구협회 쇄신은 정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등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약속한 만큼 앞으로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주요 현안들은 정 회장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해왔던 것들인 만큼 지금까지의 성과를 돌아보면 앞으로 행보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사실 굵직한 현안 정책 중 지금껏 제대로 이뤄진 건 없다시피 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원은 축구협회가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중 중동 원정을 위해 전세기를 마련하는 등으로 실행 중이다. 즉 본선 진출을 수월하게 만드는 것도 지원의 일환이다. 그럼에도 거의 10년 전부터 문제돼 온 경기장 잔디 문제를 지금까지도 해결하지 못하는 등 정작 가장 기초적인 걸 도외시해 월드컵 본선 진출에 걸림돌이 됐다. 대표팀이 중동 원정에서 3승 1무인 반면 홈에서 1승 3무라는 사실은 많은 걸 말해준다.
단순히 잔디만 문제가 아니다. 대표팀은 파주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 무상 임대 계약이 만료에 가까워진 2023년 11월부터 A매치 훈련장을 경기장 주변에 따로 구한 뒤 훈련장 인근 호텔에서 묵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사실상 홈에서도 원정처럼 생활하는 셈이다. 천안에 건립 중인 축구종합센터가 완공될 때까지 지금보다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U23 대표팀 감독 선임 건도 이렇게 밀릴 일이 아니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4월 황선홍 전 U23 대표팀 감독이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2024 파리 올림픽 진출해 실패하며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여태껏 신임 U23 대표팀 감독을 배정하지 않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건 중요하다. 다만 그건 축구협회가 지난해 완성한 기술철학, 이른바 ‘MADE IN KOREA(MIK)’에 입각하면 어렵지 않게 실현할 수 있다. MIK가 있는데 축구협회를 둘러싼 여러 논란을 U23 대표팀 감독 선임의 핑계로 대는 건 곤란하다.
기술철학 발표 당시 게임모델 이외에 지도자 육성이나 관련 시스템 정비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안이 나오지 않아 걱정거리가 됐는데, 이러한 우려가 U23 대표팀 감독 선임 연기로 현실화됐다. 특히 U23 대표팀은 병역 특례를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ㅇ로 높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대비해야 할 때임에도 감독이 없어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정 회장이 아닌 다른 후보가 뽑혔다면 이 모든 사안에 대해 ‘회장 교체 과정에서 일어난 진통’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전에도 12년이나 축구협회장으로 있던 인물이다. 정 회장이 제시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최근 몇 년간 축구협회가 이상적으로 운영된 적이 없다는 점에 더해 정 회장이 스스로 만든 어떠한 이미지가 덧씌워진 결과물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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