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이 있는 여성의 자립과 사랑을 담은 연극, ‘젤리피쉬’가 지난 18일 모두예술극장에서 정식 초연의 막을 올렸다.
이 작품은 다운증후군이 있는 27세 여성 청년 ‘켈리’를 중심으로, 가족과 사회적 편견, 그리고 자립과 사랑의 문제를 유쾌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2018년 영국 부시 시어터(Bush Theatre) 초연 이후 내셔널 시어터(National Theatre)로 무대를 옮기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번 한국 초연은 지난해 5월 진행된 작품개발 쇼케이스에서 시도된 감각 워크숍, 자기돌봄 매뉴얼 작성 등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을 고려한 제작 과정을 발전시켜, 장애와 비장애 예술가가 모여 작품을 완성했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쇼케이스에 참여한 핵심 출연진이 재결합하여 더욱 깊어진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실제 다운증후군이 있는 배우 백지윤(켈리 역)을 비롯해 정수영(아그네스 역), 김바다(닐 역), 김범진(도미닉 역)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이휘종(닐 역)이 의기투합했다. 또한 프롬프터 역할을 조연출이 무대 위에서 직접 수행하며 배우들이 심리적 안정 속에서 공연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을 유지한다. 장애와 비장애가 융합된 협업 과정인 것. 이에 대해 연출 민새롬은 “서로 다른 속도와 감각을 가진 예술가들이 만나 만들어가는 이 무대야말로, ‘젤리피쉬’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공존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김형희 이사장은 작품에 대해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 당사자가 직접 무대에 오르며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서사를 구축한 점이 무엇보다 의미있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이 연극이 더 많은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와 강렬한 공감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원작자 벤 웨더릴도 “장애가 특별한 한계를 뜻하기보다, 사랑과 욕망을 비롯한 일상적 경험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 무대에서 이 작품이 더 깊은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키길 바란다”라며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연극 관계자는 개막 후 작품 반응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작품" 등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젤리피쉬’는 오는 4월 13일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이어진다. 예매는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독서신문 유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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