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세상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바치는 발칙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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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명문장] 세상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바치는 발칙한 안내서

독서신문 2025-03-21 11:47:52 신고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전통에서 빚어지는 문제는 어떤 이야기가 아무리 오래되었다 해도 원래의 이야기가 옳거나 그릇될 수 있듯이, 오늘날에도 옳거나 그릇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네가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지어내서 그 이야기가 수 세기 동안 전해진다 한들 그 이야기 자체가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 리처드 도킨스, 「타당한 근거와 잘못된 근거를 어떻게 구분하는가」 중에서

사람이라는 종이 다른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기후, 바다, 지구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증가하면서 새로운 적응 패턴과 새로운 종류의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자신의 환경을 파괴하는 종이 맞이하는 자연적인 과정은 멸종이기 때문이다. 현재라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우면서도 동시에 인공적인 유형의 사고방식이다. 그것은 미래 세대의 생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서 인간 종의 모든 구성원이 20세기에 꿈꾸어 왔고, 배우게 된 사고방식이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형태를 창안해야 한다. - 메리 캐서린 베이트슨, 「‘자연적’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양자물리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어떤 일이 ‘그저 일어난다’고 해서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양자역학의 법칙들을 고려한다면, 겉보기에는 갑작스럽고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이런 사건들도 과학법칙의 틀 속에서 일어날 수 있다. 자연은 순전히 우연적이고 임의적인 사건들까지도 품을 수 있는 넓은 포용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폴 데이비스, 「시간은 언제 생겨났는가」 중에서

죽음이란 개체의 분명한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개체가 죽으면 나, 즉 자아는 소멸되고 분해된다. 그러나 생명은 다른 형태로 계속 이어진다. 가령 부패 과정에서 균류나 박테리아의 형태로, 또는 자식이나 손자를 통해 생명은 계속된다. 개체는 물질대사 과정이 와해되면서 소멸하지만 대사 작용 자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 린 마굴리스, 「어째서 우리는 죽도록 설계되었는가」 중에서

거의 모든 동물의 발생은 암컷의 난소 속에서 난자 세포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된다. 배아 발생 과정도 알의 구조가 미래에 태어날 동물의 기본 체계를 만들기 전까지는 자식의 DNA 메시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본 체계가 수립된 후에야 호메오박스 유전자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자신들이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어떤 면에서 수정은 발생 과정에서 상당히 늦은 단계에 일어난다. 이때 이미 알은 새끼를 만들어낼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은 상태이고, 정자는 단지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할 뿐이다(난자가 가지고 있는 DNA와 조금 다른 정자의 DNA를 공여한다는 역할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따라서 난자는 마치 장전된 총과도 같다. - 잭 코헨, 「자신의 문제를 유전자 탓으로 돌릴 수 있는가」 중에서

방안을 날아다니는 파리와 쥐, 그리고 사람의 외양이 아무리 달라도, 분자 발생학은 겉보기로는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파리와 쥐, 또는 파리와 사람이 거의 유사한 메커니즘을 이용해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주었다. 심지어 이들은 거의 비슷한 유전자들을 사용하기까지 한다. 최근에는 파리의 날개와 척추동물의 사지를 발생하게 하는 유전자와 신호 패턴이 거의 유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발생 과정에서 세포의 활동을 변경시키는 것은 유전자의 극히 미묘한 차이이며 궁극적으로 그 작은 차이가 동물계의 그토록 큰 다양성을 빚어내는 것이다. - 루이스 월퍼트, 「작은 난자가 어떻게 복잡한 생명을 탄생시킬까」 중에서

사람의 기원이 지금의 우리를 만든 것은 아니며, 우리를 지금과 같은 고유한 존재로 만든 것은 우리의 계통이 아니다. 우리의 출발은 놀라운 성공에 이르게 된 경로로 우리를 보냈을 뿐이며, 그 성공은 이전까지 이 지구상에 알려지지 않았고 – 지금 우리가 아는 한 –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에서 그와 필적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우리 종이 어렴풋한 선사 시대부터 자신에 대해 배워야 할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그 경로가 시작되는 곳이 아니라 그 경로가 거쳐 온 단계들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 밀퍼드 월퍼프, 「우리는 정말로 원숭이에서 진화했을까」 중에서

돌연변이의 절대 다수가 해롭기 때문에, 자연선택의 과정은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비율을 아주 낮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 다행스럽게도 진화는 완전한 성공을 달성하지 못했다. 만약 그랬다면 진화라는 바퀴는 삐거덕거리다가 종내는 멎고 말았을 것이고, 그 새로움의 근원은 고갈되었을 것이다. 진화과정에 들어 있는 옥의 티, 그 작은 ‘불완전성’이야말로 생물계의 다양성과 뛰어난 설계를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인 것이다. - 대니얼 데닛, 「실수가 우리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가」 중에서

『세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리처드 도킨스 외 30인 지음 | 존 브록만, 카틴카 매트슨 엮음 | 김동광 옮김 | 포레스트북스 펴냄 | 396쪽 | 22,000원

[정리=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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