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골', '파묘' '곡성' '검은 사제들' 잇는 K-오컬트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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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골', '파묘' '곡성' '검은 사제들' 잇는 K-오컬트 잇는다

뉴스컬처 2025-03-12 08:5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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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골' 스틸컷. 사진=무빙픽쳐스컴퍼니
영화 '당골' 스틸컷. 사진=무빙픽쳐스컴퍼니

[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오컬트 호러 다큐멘터리 '당골'이 '파묘', '곡성(哭聲)', '검은 사제들'을 이을 ‘K-오컬트’ 걸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컬트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희귀한 한국 전통 무속 문화 ‘당골’을 다룬 오컬트 호러 다큐멘터리 '당골'이 '파묘', '곡성(哭聲)', '검은 사제들'에 이어 한국식 오컬트에 새바람을 일으킬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파묘' 포스터. 사진=쇼박스
영화 '파묘' 포스터. 사진=쇼박스

먼저, 2024년 ‘K-오컬트’ 신드롬으로 한국을 휩쓴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비주류 장르로 여겨져 마니아층의 선택만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개봉 3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당시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훈풍을 불러왔다.

영화 초반에는 귀신 등 실체 없는 현상이 주가 되는 오컬트 호러의 장르적 재미에 보다 충실하다가, 후반에는 한국 민속 문화와 깊이 관련된 네 주인공이 일제의 잔재와 벌이는 싸움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전환되는 것은 이 작품만의 독특한 지점이다. 상대적으로 관객층이 한정될 수 있는 공포 장르 문법에 풍수와 무속신앙 같은 보편적인 관심사, 그리고 항일 코드라는 대중적 정서까지 더해지면서, '파묘'는 꾸준히 오컬트, 공포 장르를 추구해 온 장재현 감독의 가장 특색 있는 동시에 대중적인 흥행작으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사진=영화 '곡성' 포스터
사진=영화 '곡성' 포스터
영화 '곡성' 스틸. 
영화 '곡성' 스틸. 

'파묘' 이전엔 '곡성(哭聲)'(2016)이 있었다. 나홍진 감독이 전작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세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한 농촌 마을에 외지인이 나타난 뒤 연이어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나리오를 쓰는 데에만 2년 8개월이 걸렸다고 알려진 이 작품은, '파묘'보다는 오컬트적 존재의 정체에 몰두하는 오컬트 공포 장르의 문법에 좀 더 충실하다.

특히 살인사건과 연관된 오컬트적 미스터리의 진상을 쉽사리 파악할 수 없어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는 교차적인 플롯, 열린 결말이 관람객들 사이에 열띤 토론을 끌어내며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 굿, 무속인 등 한국 전통 무속 문화를 신선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한국의 전통적이고 지역적인 소재가 오컬트 호러의 현대적 스토리텔링과 결합했을 때의 강렬한 시너지를 입증했다.

사진=영화 '검은 사제들' 포스터
사진=영화 '검은 사제들' 포스터

'검은 사제들'(2015) 또한 한국식 오컬트의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장재현 감독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당시 제작한 25분짜리 단편 '12번째 보조사제'(2014)를 확장한 장편 데뷔작으로,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서로 다른 개성의 두 사제가 분투하는 공포 스릴러다.

서양에서는 1970년대 이후 오랜 전통을 구축해 왔지만, 한국에선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엑소시즘, 즉 구마나 퇴마 행위를 전면에 등장시키며 한국 장르 영화의 새로운 한 축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사제인 중심인물들에게서 ‘한국 사람’의 특성이 돋보이며, 수십만의 유동 인구가 오가는 명동 한복판에서 사건이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등 한국적 특수성을 살린 오컬트 호러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당골' 포스터. 사진=무빙픽쳐스컴퍼니
영화 '당골' 포스터. 사진=무빙픽쳐스컴퍼니

'파묘', '곡성(哭聲)', '검은 사제들'에 이어 한국식 오컬트에 새로운 기념비를 세울 독창적인 영화 '당골'은 잊혀 가는 진도의 무속 전통 ‘당골’을 연구하는 대학원생 ‘명길’이 ‘당골판’의 불길한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기묘한 현상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며, 그 시선을 따라 진도 무속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속에 깃든 가치를 재발견하는 오컬트 호러 다큐멘터리다.

‘당골’이라는 한국 전통 무속의 요소를 실제 무업(巫業)에 몸담고 있거나 연구 등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통해 심도 있게 탐구하면서도, 오컬트 호러 장르의 페이크 다큐 형식을 결합하여 가장 깊이 있는 ‘K-오컬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문화를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작업해 온 홍태선 감독은 현대 사회에서 잊혀진 신앙과 무속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오컬트적 요소를 기반으로 한 한국적 공포를 극대화하고자 한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는 공포’가 가장 강렬하다고 믿는다.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는 단순한 공포 영화보다 훨씬 더 깊숙이 사람들의 내면에 남는다”라는 의견을 밝히며 극 영화 못지않은 강렬한 공포를 예고했다.

이처럼 '당골'은 독특한 소재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의 결합으로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 9개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한국식 오컬트의 위상을 입증했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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