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역사상 가장 극적인 이름, 그리고 가장 인기 높은 레이서로 손꼽히는 아일톤 세나(Ayrton Senna)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세나’(Senna)가 공개되었다. 세나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는 여러 차례 나왔지만, 영화로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에는 알랭 프로스트, 넬슨 피케 등 당대 레이스 무대에서 활약했던 레전드 레이서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아일톤 세나는 1960년, 브라질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던 아버지 밀턴 다시우바와 어머니 네이드 세나 다시우바 사이에서 태어났다. 4살 때부터 부친이 손수 제작한 카트를 운전하며 ‘레이싱’에 맛을 들이고 12세 무렵 본격적인 카트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1981년 영국으로 넘어가 ‘포뮬러 포드 1600’ 경주에 출전하면서 프로 레이스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세나의 부모는 장남인 그가 가업을 이어받길 바랐다. 하지만 세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상위 클래스인 ‘포뮬러 포드 2000’ 출전 팀으로부터 계약 제안이 들어오자 그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다. 이때부터 그는 부친의 성씨인 ‘다시우바’가 아닌 어머니의 결혼 전 성씨인 ‘세나’로 경주에 출전했다.
곧바로 해당 클래스에서 우승한 세나는 이듬해 포뮬러 3까지 단숨에 진출해 챔피언에 올랐다. 이윽고 톨만 그룹 모터스포트팀을 통해 F1 세계에 데뷔했다. 레이스에서 그는 경주차의 성능을 넘어서는 테크닉으로 주목받았고 특히 빗길 운전은 여느 선수들과 차원이 달랐다. 결국 세나는 영국 로터스 팀으로 이적하며 장기 계약을 맺었다. 레이스카의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그의 실력은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시즌 2라운드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생애 첫 폴 포지션을 따내고, 폭우로 여러 드라이버가 고전하는 가운데 경이로운 실력으로 F1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 세나가 운전했던 로터스 97T는 1985년 시즌 가장 핸들링이 뛰어난 F1 경주차로 평가받는다.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차체 무게는 540kg에 불과했고, 르노에서 공급받은 V6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은 810마력의 최고출력을 뿜어냈다. 그러나 르노 엔진은 연비가 썩 좋지 않았고 고장도 잦았다. 이듬해, 로터스는 르노 엔진 대신 혼다 V6 터보 엔진으로 교체했다. 11,000rpm까지 회전하는 이 엔진은 9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뿜어냈고, 연료효율이 좋아 피트 전략에도 유리했다. 이때, 타이틀 스폰서도 ‘카멜’(CAMEL)로 바뀌게 되는데 노란색 레이스카와 경기복은 세나의 상징과도 같았다. 또, 우승할 때마다 브라질 국기를 흔들었다.
세나는 1987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당대 최고인 윌리엄스팀 나이젤 만셀을 제치고 우승하며 ‘미스터 모나코’란 별명을 얻었다. 이후 전성기를 누리던 세나는 1994년, 윌리엄스 소속으로 나간 이몰라 서킷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그의 죽음으로 브라질은 3일간 국가 추모 기간을 선포하며 애도했다. 장례식은 TV로 생중계했고, 300만 명이 상파울루 거리에서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세나의 죽음은 한편, 레이스카의 안전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전설적인 F1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의 인생을 담은 6부작 드라마 ‘세나’는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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